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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들여다본다고 무조건 이어도 바보

중앙일보 2016.05.06 00:16 종합 21면 지면보기
<본선 4강전 1국> ●·이세돌 9단 ○·커 제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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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보(85~101)=‘들여다보는데 잇지 않는 바보’라는데 좌하 쪽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 천하의 이세돌이 바보일 리는 없으니 선각의 교훈이 잘못된 건가. 아니다. 전에도 언급한 기억이 나는데 그래서 바둑은 어렵다. ‘들여다보는데 잇지 않는 바보’라는 교훈을 만들어놓고 태연하게 뒤 이어 ‘들여다본다고 무조건 잇는 바보’라는 교훈을 만든다. 그렇다. 바둑판 위에는 정해진 틀이 없다. 주변 배석 하나만 달라져도 처지가 뒤바뀐다. 모든 것은 그때그때 상황의 논리다. 좌하 쪽은 기세로나 수지타산으로나 잇고 버틸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나저나 상변 85의 침입은 가능한가. 무사히 탈출하기만 하면 단숨에 형세를 뒤집을 수 있는 강수이긴 한데 86으로 타이트하게 압박하니 타개수단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장면에서 가장 무난한 진행은 ‘참고도’ 흑 1, 3으로 가볍게 활용하고 상변에 터를 잡는 것인데.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역시 어렵나. 86으로 압박하니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87, 89로 눌러두고 91로 방향전환. 이건 활용하고 버리겠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참고도의 진행이 낫지 않았나? 검토실의 의견이 분분할 때 93부터 101까지 흘러간다. 과연….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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