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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피해자들, 옥시 런던 본사 찾아 항의

중앙일보 2016.05.05 20:31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소방관 김덕종 씨와 이 사건에 관여해온 환경보건시민단체 최예용 소장이 5일 옥시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RB)의 주주총회장을 찾았다. 6일엔 RB 최고경영자(CEO) 라케시 카푸어와도 면담 예정이다.

이들은 영문 요구서를 통해 ▲본사 CEO가 서울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본사와 RB코리아의 이사진이 물러나야 하며 ▲완벽하고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도 있도록 하고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레킷벤키저 제품에 대해 종합적·전면적 안정성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B의 공보담당인 패티 오헤어는 "주총에서 의장이 요구서를 주주들에게 읽어주겠다"고 답변했다. 주주들이 볼 수 있게 100부를 비치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지난해 5월 항의 방문 때 사실상 냉대했던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다. 최 소장은 "그 동안 완전히 은폐하고 부정하다가 지금 태도를 바꾸고 있다"며 "이번 논란을 한국 내로 한정해 국제적으로 번져나가는 걸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유족들은 RB를 영국 검찰에 살인죄·살인교사·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날 시위에 동참한 환경단체 '지구의 벗들'의 아사드 레민은 "심각한 문제로 다국적 기업이 잘못을 (다른 나라에) 아웃 소싱한 것"이라며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한다"고 요구했다.
레킷벤키저는 두통약 뉴로펜으로 영국인들에게 익숙한 기업이다. 최근 호주에서 과장 광고 판결을 받은 일과 맞물리면서 BBC 방송 등 현지 언론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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