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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한심한 국책은행에 혈세를 넣어야 하나

중앙일보 2016.05.05 19:19 종합 26면 지면보기
정부와 한국은행이 부실이 우려되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돈을 집어넣느라 옥신각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판 양적완화니 추경이니 온갖 수단을 따지느라 나라가 시끄러울 정도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태평하기 짝이 없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반성을 해도 부족할 판에 제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산은 노조는 4일 본점 1층에서 집회를 열었다. 정부의 성과연봉제를 반대한다며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월급이 깎일지 모르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평균 연봉은 약 1억원이다. 300여 개 공기업 중 10위 안팎이다. 지난 2년간 약 400만~500만원이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에 두 은행이 21조원을 퍼주는 바람에 부채비율이 산은은 800%가 넘고, 수은은 640%까지 치솟았을 때다.

기관장은 더하다. 대우조선이 부실의 늪에 빠져 5조원 넘는 적자를 내는 동안 산은 회장은 성과상여금으로 2014년 1억5398만원, 2015년 1억8115만원을 받아갔다. 기본급까지 합하면 3억6000만원 넘는 연봉을 받아간 것이다. 일을 잘했다고 A를 받아 연봉이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산은은 올해도 기관장 기본급을 지난해보다 5.96% 올린 1억9533억원으로 책정했다. 대폭 깎아도 시원찮을 판에 무슨 배짱인지 알 수 없다. 두 은행엔 지난 8년간 10조원 넘는 자본금이 국민 세금으로 지원됐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을 지기는커녕 제 배 불리기에만 정신을 팔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두 은행은 구조조정 기업에 인력 감축과 급여 삭감 등 고강도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다. 막상 자신들은 감사원과 금융 당국이 방만경영 개선을 요구해도 노조를 앞세워 거부해왔던 터다. 이들을 통해 조선·해운업계에 희생적인 결단을 요구한들 말발이 먹히겠는가. 구조조정이 아무리 시급하다지만 이런 국책은행에 무조건 혈세를 넣는 것을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책은행부터 뼈를 깎는 반성과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철저한 책임자 문책이 그 첫 단추여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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