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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당대회 개막, 핵은 살 길이 아니다

중앙일보 2016.05.05 19:15 종합 26면 지면보기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공식 선포하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오늘 개막한다. 1980년 10월 열린 제6차 당대회 이후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대회에서는 집권 5년차에 접어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할아버지·아버지의 유훈 통치를 벗어나 당을 중심으로 한 김정은 유일체제를 공고히 하는 조치들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2013년 김정은이 발표한 핵·경제 병진노선 가운데 핵 개발 성과를 크게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집권 5년 동안 핵 개발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잇따른 발사 실패로 체면이 깎이긴 했지만, 강성대국 건설의 두 축 중 하나인 핵 치적(治績)은 김정은 시대의 개막에 없어서는 안 될 발판일 것이다.

‘핵 완성’을 주장하고 다른 축인 경제 활성화의 출구 모색이 예상되지만 이는 단단한 착각이다. 핵과 경제가 처음부터 양립 불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북한은 크진 않아도 가족영농제와 기업 자율성 확대 등 조치로 1%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뤄 왔다. 하지만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대외경제의 수로가 막힌 상황에서 더 이상의 성장엔 한계가 있다. 대북제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나타나 북한 체제의 목줄을 죄어올 것이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로 내부결속을 다지기를 원하지만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배고픈 민심’을 달랠 수 없다. 벌써부터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 등 각종 할당과 동원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핵이 무슨 소용이냐”는 노골적 불만도 들린다.

이번 당대회는 북한이 마주한 변화와 고립의 기로다. “핵 포기 없이는 대화 없다”는 국제사회의 입장은 확고하다. 북한은 궁극적인 핵 포기를 선언하고 외교·경제적 활로를 찾길 바란다. 핵의 선제적 불사용 주장 같은 꼼수로 반전을 모색할 생각은 버리는 게 낫다. 그렇다면 철저한 고립 속에서 체제 존속의 시험대에 오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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