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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뺀다는 트럼프 쇼크…정부 “주변 인맥 접촉 중”

중앙일보 2016.05.05 02:05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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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미 공화당 인디애나 경선 후 기자회견 중인 도널드 트럼프. 이날 트럼프는 사실상 공화당 대선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왼쪽부터 딸 이반카, 차남 에릭, 트럼프, 둘째 며느리 라라, 부인 멜라니아. [AP=뉴시스]


미국 대선이 힐러리 클린턴(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간 맞대결 구도로 짜여지자 한국 외교부도 분주해졌다. 4일 오후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익명을 전제로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공통의 가치에 기초한 한·미 동맹은 공고히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두 후보 한반도 정책과 당국 대응
“트럼프 발언, 정책화되긴 어려워
외교적으로 주고받을 것 대비를”
클린턴 “북핵 해결 땐 관계 정상화”
이란 핵협상을 모델로 삼을 수도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그간 트럼프 주변의 인맥 등을 중심으로 접촉면을 넓히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도 있는 만큼 11월 본선까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지난 3월 말 외교부 정례브리핑 때와는 온도 차가 있다. 당시 조준혁 대변인은 트럼프가 “한국이 안보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한국은 부자인데도 방위비를 왜 100% 부담하지 않는가”라고 발언한 데 대해 반박에 가까운 반응을 내놓았다. “정부는 한·미 연합 방위력의 유지·강화, 그리고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제공을 위해 기여하고 있으며, 미 행정부와 의회, 조야에서도 이를 충분히 평가하고 있다”가 당시 발언이었다.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데 대해 외교부가 긴장하는 건 이유가 있다.

트럼프는 그동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폭탄발언을 했다. 주한미군에 대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라며 “우리에겐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돈을 허비할 여력이 없다”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하지만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당선한다 해도 그의 발언들이 정책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지금의 트럼프는 철저히 사업가적인 관점에서 외교·안보를 접근하고 있다”며 “한·미 관계를 중시하는 공화당 후보가 되고 당 차원에서 참모진을 꾸리면 미국의 국익을 반영해 정책을 새로 짤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지금 트럼프의 발언은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뿐”이라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우리가 무엇을 외교적으로 주고받을지를 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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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달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 1기 때 4년간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의 대 한반도 정책은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현 기조와 큰 차이가 없다. 클린턴은 오히려 트럼프의 외교 정책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두고 “무모하고 위험하다”고 공개 비판했으며, 한반도 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핵무기에 대한 부정확한 얘기나 최고의 동맹국들에 등을 돌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되는 건 클린턴의 대북 정책 기조다. 트럼프가 “김정은은 미치광이(maniac)”라며 “중국만이 김정은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했지만 클린턴은 다르다. 그는 “북한이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무기를 제거할 경우 관계 정상화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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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박인휘 국제학부 교수는 “남편인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데 대해 힐러리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 시절의 ‘전략적 인내’보다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제임스 김 연구위원도 “트럼프는 북한 문제를 한국과 중국에 떠맡기는 형국이지만 클린턴의 경우는 이란 핵 협상을 모델 삼아 비핵화의 길로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두 후보 간 입장 차가 크다. 클린턴은 2008년엔 “본질적으로 불공정한 협정”이라고 반대했지만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찬성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는 그러나 한·미 FTA에 대해 “총체적인 재앙”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며 자신이 당선되면 그 즉시 무효를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유에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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