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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한국, 트럼프 당선 땐 미국 변할까 걱정”

중앙일보 2016.05.05 02:02 종합 4면 지면보기

한·미 동맹 역학관계는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외교안보 인사들은 “동맹이 너무 좋다고 상대를 당연하게 여기며 안주해선 곤란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측 패널들은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는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한국은 내년 12월 진보진영의 지도자가 대통령이 돼도 큰 변화가 없겠지만 오히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나 버니 샌더스가 당선돼 미국 내 정치가 크게 변하는 게 걱정”이라고 밝혔다.

안호영 “관계 좋다고 안주해선 곤란”
리퍼트 “한·미 어려운 일 항상 극복”
메데이로스 “양국 소통 채널 많다”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한·미 동맹이 60주년을 넘기는 사이 별거나 이혼을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립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 한·미 간 좋은 관계가) 그 이상이다. 그렇다고 서로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안주하는 것은 동맹의 도전이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좋다. 그간 어려운 일을 같이했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그 과정에서 여론이 나빠질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 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안 대사가 너무 안주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양국 관계를 더 확대하자는 측면에서 그런 인식이 도전이 된다.

▶에번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한·미는 소통 채널이 다양하고 많은 게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서로의 관계를 당연시해선 안 된다. (과거 중국 측이) 한·미 동맹을 냉전의 잔재라고 말했는데 동의할 수 없다. 내가 정부에서 일하면서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은 한·미 동맹은 그 깊이와 넓이로 볼 때 선택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미국은 한국이 경제·외교적으로 중국과 깊은 관계를 맺기를 원하고 있다.

▶배명복 본지 논설위원=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국 내에서 핵 보유론이 커질 수도 있다. 핵무장론에 대한 한국과 미국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트럼프는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국이라고 한다. (한국이 대는 방위비 분담금) 1조원가량을 껌값(peanut)이라고 하면 한국 국민은 기분이 나쁘다. 미국 내 정치로 볼 때 트럼프와 샌더스 지지층을 합치면 많은 숫자인데 한국도 새로운 전략적 포석을 준비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핵무장론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핵 보유와 한·미 동맹이 같이 갈 수 있다는 것은 위험한 주장이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놓고 중국이 거부반응을 많이 보이는데 사드는 우리가 죽지 않기 위해 입는 방탄복이다. 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개발한다고 해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방어정책(핵우산)을 포기한다면 미국답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트럼프 후보의 얘기로 한국인들이 불안해한다.
 
◆중앙일보-CSIS 포럼=중앙일보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미의 대표적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반도 주변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 온 연례 포럼. 2011년 출범해 올해로 6회째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미 정부의 안보·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세계적 싱크탱크다. 역대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미 펜실베이니아대가 선정한 외교안보 싱크탱크 순위에서 2014·2015년 연속 세계 1위로 선정됐다.

◆특별취재팀=김현기·채병건 워싱턴특파원, 안착히·유지혜·서유진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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