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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부산영화제, 새 구원카드 김동호

중앙일보 2016.05.05 00:53 종합 1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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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와 부산시가 김동호 부산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79·사진)을 새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사퇴하고 민간에 이양하기로 약속한 자리다.

시·영화제, 조직위장 추대 잠정합의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3일 “부산시와 강수연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최근 만나 김 명예집행위원장의 조직위원장 추대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밝혔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영화제 자체가 불발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자는데 양측이 합의한 결과다. 그러나 양측은 모두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미루고 있어, 막바지 합의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영화제 김정윤 홍보팀장은 4일 “부산시와 합의를 완전히 마치지는 않았다”며 “5월 초까지 새 조직위원장 선출과 정관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지금의 운영 구조를 어떻게 혁신할 지가 정관 개정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부산영화제는 이날 부산지검이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해서도 성명을 내고 “이용관의 경우 개인 비리가 전혀 없는데도 무리하게 기소했다. 이는 정치적 압박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등 영화제 관계자 4명은 지난해 부산시에 의해 횡령과 사기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

부산시는 애초 고령인 김 명예집행위원장 대신 배우 안성기씨를 추대하려 했으나 본인이 고사하는데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김동호 카드’를 원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오는 11일 열리는 칸영화제 개막 전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프로그램 수급 및 스폰서 확보 작업이 늦어져 10월 6일 개막하는 21회 영화제를 실질적으로 치르지 못하게 된다”며 “‘김동호 카드’ 외에 부산시와 영화제 모두가 수용할 대안이 없는 만큼 양측이 곧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문화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영화제 출범부터 15년간 집행위원장을 맡아 부산영화제를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키운 주역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부산영화제는 집행위원장은 민간인이, 조직위원장은 부산시장이 맡아왔다.

장성란·황선윤 기자 hairp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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