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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보고서 조작 의혹' 서울대 교수 긴급 체포

중앙일보 2016.05.04 18:04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의 의뢰를 받아 실험을 진행했던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를 긴급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4일 옥시의 의뢰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 인과관계가 없다’는 실험 보고서를 써주고 연구용역비 이외에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대 수의과대 A교수와 호서대 B교수의 연구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수사팀은 교수의 연구실을 압수수색해 실험 일지와 개인 다이어리, 연구기록이 담긴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서울대와 호서대 연구팀이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원인’이라는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옥시가 원하는 결과가 도출되도록 실험 조건을 설정했고, 실험 보고서 조작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을 갖고 수사해왔다. 

옥시는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8월 가습기 살균제를 폐 손상 위험요인으로 지목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고자 해당 교수팀에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실험을 의뢰했다. 두 교수는 독성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다. 

옥시 측은 연구용역비로 서울대에 2억5000만원, 호서대에 1억원의 용역비를 각각 지급했다. 용역비와 별도로 두 교수의 개인계좌로 수천만 원의 자문료도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 교수 측이 ‘자문료’ 명목으로 돈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어 A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긴급 체포해 실제 자문계약이 이뤄졌는지, 정확한 용처와 대가성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옥시측이 해당 교수들과 모의해 흡입 독성실험 전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실험 조건을 통제했는지, 보고서상의 데이터를 조작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두 교수가 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에 대해 집중 밝혀내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의 대가성 여부가 확인되면 국립대 교수로 공무원 신분인 A교수는 뇌물수수, 사립대 소속인 B교수는 배임수재 혐의가 각각 적용된다. 

검찰은 이르면 5일 A교수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B교수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사 검사를 부장검사 포함 11명으로 보강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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