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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신생아 매매하려한 브로커와 산모에게 징역형 선고

중앙일보 2016.05.04 15:09
산모들에게 돈을 주고 신생아를 넘겨받은 '신생아 매매 브로커'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브로커에게 아기를 넘긴 산모들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한지형 판사는 4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아동복지법상 영아매매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김모(42·여)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김씨에게 친자식을 넘기거나 보내려 한 혐의로 기소된 오모(28)씨와 미혼모 안모(21)씨에게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 18일 대전시의 한 병원에서 오씨에게 병원비 등으로 95만 원 주고 생후 3일된 아기를 넘겨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올해 2월 경기도 부천시의 한 병원에서 안씨에게 아이를 넘겨받으려던 혐의도 받고 있다.

이혼녀인 김씨는 지난해 2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3개월 후 남자아이를 낳을 예정인데 입양을 보내야 할 것 같다"는 글에 "아이를 원한다"는 답글을 달았다. 이 글이 매개가 돼 오씨를 알게 된 김씨는 "아이를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에도 포털 사이트에 "아이 아빠가 없어 입양을 보내야한다"는 안씨의 글이 올라오자 "우리 집은 교육자 집안이다. 아이를 잘 키워주겠다"며 "아이를 낳으면 건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씨는 안씨의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로 하고 입양절차를 문의하는 여성에게 "직접 낳은 아이처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산모에게 병원비와 약간의 대가만 지불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에 덜미가 잡혀서 미수에 그쳤다.

오씨는 남편의 폭력과 외도를 견디지 못하고 별거하던 중 동거남의 아이를 임신하자 기를 자신이 없다며 김씨에게 아이를 넘겼다. 안씨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남자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딸을 김씨에게 넘기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세상에 갓 태어나 자신의 의사표현조차 하기 어려운 신생아를 금전 거래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이는 아동을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이게 할 수 있는데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건전한 입양문화가 정착되고 불안정한 사회적 지위에 놓이는 새로운 생명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오씨와 안씨에게도 "비난받아 마땅한 범죄를 했고 해당 아동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범행을 자백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과 범행에 이르게 된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부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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