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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취재가 가장 위험한 나라들…기자 사망 잇달아

중앙일보 2016.05.04 14:26
‘세계 언론 자유의 날’(3일)을 맞아 허핑턴포스트는 전 세계에서 언론 취재가 가장 위험한 국가들을 꼽았다. 지난달 20일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 등을 참고한 결과다.

RSF는 “저널리즘의 독립성은 국가와 언론사주에 의해 침해 당하고 있다”며 “검열이나 통제의 메커니즘은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덤하우스의 2016 언론 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언론 자유지수는 2003년 이후 최악인 48.9점이었다. 언론 자유를 누리는 세계 인구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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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경없는기자회]

◇ 러시아
올해 발표된 언론자유지수에서 전세계 180개국 중 148위를 기록한 러시아가 취재가 위험한 국가 첫 손에 꼽혔다. RSF는 “독립적인 뉴스회사들이 정부 통제하에 있을 뿐 아니라 존재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옛 소련 시절부터 정부가 미디어를 통제했고 최근에도 저널리스트를 향한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정부 성향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의 이고르 돔니코프는 2002년 머리에 망치를 맞아 숨졌고, 2006년에도 탐사전문 기자 안나 폴리트콥스카야가 체첸에서 러시아군을 비난하는 기사를 썼다가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프리덤하우스는 “러시아 크렘린궁이 미디어를 통한 프로파간다를 확산시키며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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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 [AP=뉴시스]

◇ 터키
터키는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언론 자유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1년 6개월간 모욕죄로 기소된 이들은 2000명에 달한다.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부패 수사와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1000명 이상의 기자들이 모욕죄로 기소됐고 100여명이 감옥에 있다. 터키 일간 줌휴리예트의 잔 뒨다시는 지난해 5월 터키 정보부가 시리아 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영상을 공개했다 간첩혐의로 체포됐다. 많은 저널리스트들은 ‘테러리스트’와 연루 가능성을 이유로 기사를 검열 받는다. 터키의 언론자유지수는 15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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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된 기자 오마르의 부인 옴니야 마그디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석방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 이집트
언론자유지수 158위를 기록한 이집트도 저널리스트에겐 악몽의 국가다. 2014년 엘시시 대통령 집권 후 정권에 대한 공개 비판은 사라졌다. 지난해 자유언론상이 이집트 알자지라 방송기자 3명에게 돌아간 건 이들이 협박과 투옥 상황에서도 진실을 수호했기 때문이다. 이집트에서는 언론인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4월 방화죄를 빌미로 수감된 오마르 압델 마크소우드의 경우 심장병을 앓고 있음에도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그의 아내 옴니야 마그디는 웨딩드레스 시위로 남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에도 정부를 비판한 2명의 저널리스트들이 수감됐다. 이집트 언론인들은 수감된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해서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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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경없는기자회]

◇ 중국
중국의 경우 저널리스트에 대한 고문까지 행해진다. 언론자유지수 176위에 오른 중국은 공산당 등 정부에 대한 비판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국가 기밀 누출이라는 이유로 언론 통제는 물론이고 인터넷에 대한 검열도 이뤄진다. 중국의 경우 저널리스트 가족에 대한 연좌제까지 적용된다고 RSF는 지적했다. 가디언은 익명의 중국 저널리스트를 인용해 “1면이나 톱기사는 늘 시진핑 주석에 관한 기사여야 하고, 2번째는 리커창 총리여야 한다”며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기사는 이 두 사람에 대한 기사가 전부”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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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트리아의 유일한 언론 에리tv [사진 에리tv 캡처]

◇ 에리트레아
동아프리카의 에리트리아도 언론자유가 없는 대표적 국가로 꼽혔다. 언론자유지수를 조사한 180개국 중 180위를 기록한 에리트리아는 국영으로 운영되는 에리(Eri)TV 외에 언론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RSF는 “최소 15명의 저널리스트들이 정부에 구금되어 있고, 이중 일부는 연락조차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에리트리아는 외국 언론 입국을 허용하지 않아 국내 소식이 외부로 전해지지도 않는다. 워싱턴포스트는 “헌법도, 사법시스템도, 자유 언론도 없다”며 “국민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군에서 무기한 복무해야 하고 임의 체포와 구금, 강제노역이 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제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에리토리아를 세계 10대 언론통제국가 중 1위로 꼽았다. 북한은 2위였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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