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 부회장 “이재용폰? 그건 아니잖아요”

중앙일보 2016.05.04 03:00 종합 2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월 대전에서 열린 삼성의 교육지원프로그램 ‘드림클래스’에서 청소년들과 어울리고 있다. [사진 삼성 ]


이재용 부회장이 생각하는 리더십이 뭔지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 하나. 이 부회장이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이후 첫 스마트폰인 갤럭시S6가 지난해 3월 출시됐다. 이를 놓고 한 언론이 ‘이재용폰’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를 본 이 부회장은 “이재용폰? 그건 아니잖아요”라고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 A씨에게 말했다.

구체적 제품보다 큰 그림에 주력
학계 “직원들과 비전 적극 공유를”


A씨는 “최고경영자(CEO)는 데일리 오퍼레이션(daily operation·일상의 일)에 관여하는 사람이 아니라 3년, 5년 뒤의 먹거리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이 부회장의 리더론”이라며 “스스로가 구체적인 제품에 대해 일일이 신경 쓰는 사람으로 비치는 게 맞지 않다고 여긴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선 이런 이 부회장의 리더론을 선지자(비저너리·visionary)적 리더로 분류한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이건희 회장이 담당한 역할 역시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선지자적 리더였다”며 “회사 일을 전문 경영인에게 위임하고 자신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고민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사장단에 늘 “데일리 오퍼레이션을 챙기지 마라. 그건 부사장이나 전무가 더 잘한다. 그 시간에 미래를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는 급진적인 변화가 있을 때마다 ‘옆자리 사람들이 지겨워할 정도로’ 되풀이해 비전을 공유 했다”며 “간결하고 명확하게 비전을 정리하고 이를 적극 공유해야 구성원들이 불안감을 잠재우고 창조와 혁신에 몰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