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운호 20억대 면세점 로비 단서 포착

중앙일보 2016.05.04 03:00 종합 12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검찰이 정운호(51·사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 등과 관련해 동시다발적인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히 정 대표가 신영자(74)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을 겨냥해 금품 로비를 벌인 단서도 포착돼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입점 청탁 의혹…관련자 “사실무근”
검찰, 네이처리퍼블릭 압수수색
최 변호사 주거지 등 10여 곳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투 트랙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100억원대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대표 구명 로비 의혹과 정 대표에게서 20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여) 변호사의 수임 비리 의혹이 그것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 서초동 최 변호사의 법률사무소와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관할 세무서에선 사건 수임 자료와 소득 신고 내역 등을 확보했다. 최 변호사의 ‘자칭 남편’ 이모씨와 사무장 권모씨의 주거지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정 대표가 운영하는 네이처리퍼블릭 사무실 등에서도 회계 장부 등을 확보했다.

올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 대표는 최근 수임료 반환 문제로 최 변호사와 갈등을 빚었다. 이게 폭행 고소 사건으로, 서울변호사회 진정 등으로 비화됐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측근 이모씨를 통해 서울중앙지법 임모 부장판사에게 구명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정 대표가 구명 차원에서 작성한 8인 리스트도 등장했다. 여기에는 전직 검사장 출신 H 변호사 등의 이름이 올랐다. H 변호사는 정 대표 측근 이씨와 친분이 있으며 검찰 수사 단계에서 정 대표의 도박 사건을 수임했다.

앞서 경찰이 수사했던 정 대표의 다른 도박 사건도 수임해 무혐의 처분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과다 수임료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무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관할 세무서에서 H 변호사의 소득 신고와 세금 납부 내역 자료를 받아 갔다. 검찰은 도주 중인 이씨를 체포하기 위해 검거팀을 대폭 보강했다.

여기에 더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 면세점 입점과 관련해 정 대표가 신 이사장을 겨냥해 20억원대 금품 로비를 벌인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 면세점 사업부의 등기 임원도 맡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정 대표에게서 돈을 받아 갔다는 브로커 한모씨를 체포했다. 그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감 중인 정 대표를 소환 조사해 “신 이사장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한씨에게 돈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한씨를 상대로 돈의 액수와 실제 돈 전달 여부를 캐고 있다. 한씨는 방위사업 관련 납품 및 인허가와 관련해 주변 인물들로부터 로비자금을 받아 간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이사장 측은 “금품을 받은 적이 없고 사실무근이다”며 “정 대표 측과 특별한 관계도 아니다”고 말했다.

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