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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보따리 들고 온 한수원…경주 기업에 1000억원 푼다

중앙일보 2016.05.04 01:30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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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한수원 본사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 3월 20일 본사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경주시 양북면으로 옮겼다. 1200여 명의 본사 임직원과 2000여 명의 직원 가족들도 경주시로 이사했다. 이렇게 ‘경주 시대’를 연 지 한 달 보름. 한수원이 경주 시민들에게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굴러들어온 외지기업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경주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미에서다. 한수원은 경주지역 발전방안을 담은 ‘경주종합발전계획’을 3일 확정해 발표했다.

중소기업들에게 저금리 지원
2019년까지 협력사 100개 유치
원전현장인력양성원도 건립


우선 2019년까지 원자력 관련 협력 업체 100개를 경주에 유치한다. 이를 위해 기업 유치를 전담하는 경주상생협력팀을 이달 중 한수원 내에 신설한다. 연말까지 30개, 2019년까지 70개를 더해 100개 기업 유치를 모두 끝낸다는 계획이다.

자금도 푼다. 이달 중 기금 1000억원을 마련해 경주지역 일반 중소기업들에게 저금리로 지원한다. 한수원이 IBK기업은행에 1000억원을 예탁하면 은행이 이 자금을 지역 기업에 저리로 대출하는 식이다. 한 업체당 최고 대출금액은 10억원이다.

일자리와 관련한 선물도 있다. 2018년까지 경주시 감포해양관광단지에 취업 교육기관인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을 짓는다. 이를 통해 1년에 100명의 원자력 분야 인력을 배출해 취업을 돕는다. 원자력 관련 국제회의 같은 굵직한 행사를 유치해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활성화한다.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총회가 그 첫 결실이다. 2019년까지 경주 지역 학생들이 이용하는 기숙사인 ‘재경장학관’을 서울에 짓는다. 건립 비용 750억원을 마련했으며 현재 터를 찾고 있다.

주민 복지도 챙긴다. 한 해에 1000대씩 3년간 3000대의 심장 응급 구조장비 ‘자동심장제세동기’를 경주 전역에 설치한다. 오는 10월까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중 백내장 등 안질환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 200명에게 수술비·검진비를 지원한다. 경주지역 복지시설 수리, 아동센터의 이동용 차량 지원도 선물 보따리에 담겨 있다.

이밖에 연말까지 경주를 연고로 한 여자축구단을 만든다. 서울 대학로 같은 문화거리인 ‘한수원 문화거리’도 조성한다. 문화거리에선 무료 콘서트나 인문학 특강 등을 수시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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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은 원전·수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원전의 경우 12개 원자력발전소에 24기를 가동하고 있다. 전력을 생산해 국내 가정과 기업 등에 공급하고 해외에 원전설비와 기술을 수출한다. 지난해 매출은 10조6000억원, 당기순이익은 2조5000억원이었다.

경주시는 한수원 이전 덕에 연간 70억원에 이르는 지방세 수입도 올리게 됐다. 한수원 수익이 늘어나면 경주시의 재정에도 더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조석(58) 한수원 사장은 “경주 시민들이 누구나 ‘우리 한수원’이라고 부를 수 있도록 다양한 경주 발전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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