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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개 기업이 6100억…현 정부 16차례 해외 상담 중 최대

중앙일보 2016.05.04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에 동행한 최대 규모의 경제 사절단이 ‘일대일 상담회’를 통해 5억3700만달러(6114억 원)의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고 청와대가 3일 밝혔다.

이란 바이어 494사와 904건 상담
중소·중견 업체 참가 비중이 91%
한전, 지사 열고 10건 합의서 체결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국내 123개사, 이란 바이어 494개사가 출동해 904건의 상담을 벌였고 31건이 성과로 연결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16차례 해외에서 진행한 기업간 일대일 상담회 중 가장 뛰어난 결실이다. 기존의 기록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한 4억 달러였다. 특히 상담회 참여 기업 123개사 중에서 중소·중견 업체가 91%를 차지해 의미를 더했다.

테헤란발 반가운 소식은 이 뿐이 아니다. 한국전력은 이날 테헤란 지사 개소식을 진행했다. 한전은 이란전력공사와 전력망 효율을 높이기 위한 765㎸ 송전망 도입의 타당성 조사 등 10건의 합의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 2일 경제 제재가 풀린 뒤 국내 은행 처음으로 테헤란에서 사무소를 열었다. 사무소는 236개‘경제사절단’ 등 현지 진출 기업들의 사업을 돕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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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제재가 풀린 뒤 이란 진출을 위한 각국 기업들의 행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뤄낸 값진 성과들이다. 3일 오전 테헤란의 에스피나스 팰리스 호텔에선 더욱 분위기가 고조됐다. 무역협회·KOTRA가 이란상공회의소와 함께 개최한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엔 480여 명의 양국 기업인·공무원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SK홀딩스·포스코·LS그룹 등 대기업은 물론 GS건설·현대건설과 가스공사·석유공사 같은 인프라 개발 업체들이 총출동해 이란 기업인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란에서도 150여 명의 기업인들이 참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포럼에 참석해 “밟으면 밟을수록 선명한 색을 드러내는 페르시아의 명품 카펫처럼 양국 국민은 역경을 겪을수록 더 힘차게 도약해 왔다”며 “세계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양국 기업인이 다시 한번 저력을 발휘해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정의 나무를 심으면 그 열매는 영원한 행운’이라는 이란의 국민시인 허페즈의 말을 인용해 “오늘 우리가 우정의 나무를 함께 심는다면, 영원한 행운이 우리와 함께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비즈니스 포럼이 양국 우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힘찬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며 “모바파끄 버쉬드. 케일리 맘눈(여러분의 행운을 빕니다. 감사합니다)”이라고 말했다.

또 김인호 무협 회장은 “누구보다 오래 파트너로 신의를 지켜온 한국 기업들과의 관계를 한 단계 높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모하메드 네마자데 이란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양국 기업 간 대규모 계약이 잇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란 재정경제부는 ▶연간 8% 경제성장률 달성 ▶석유·가스·건설 등 전략산업 육성 등을 담은 ‘6차 5개년 개발계획(2016년~2021년)’을 설명하며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특히 이란이 많이 수입하는 전기기기·철강·자동차·의료용품 등은 모두 한국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라 국내 기업들 진출이 유망하다.

양국 교역 확대를 앞두고 ‘바닷길’도 새로 뚫린다. 한국선주협회는 이란선주협회와 공동으로 아시아~중동을 잇는 직항로 개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직항로는 양국 선사들이 공동으로 운항한다. 이를 위해 한국 선사들과 이란 선사들이 공동으로‘미니 해운 동맹’도 체결한다. 해당 선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선 컨테이너 수송 업체인 고려해운·장금상선 등이 거론된다.

조선 업계에도 희소식이 기대된다. 무함마드 호세인 다마르 이란선주협회장이 “미국 제재 조치 이후 신규 발주를 못해 배가 많이 낡았다”며 선박을 발주할 수 있는 국내 조선사를 소개해달라고 한국선주협회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역시 3일 테헤란에서 이맘호메이니공항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서비스 개선책과 운영 노하우 등을 전수할 예정이다.

또 대한상공회의소 이동근 부회장은 이날 이란상의 파르하드 샤리프 부회장과 ‘이란·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해 소통을 확대키로 했다. 진출 희망 기업들에게 무역·투자의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애로사항을 파악해 정부에 건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테헤란=신용호 기자, 문희철·강병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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