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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15만 외국인 몰려오는 이번 주…아직도 부족한 ‘관광+α’

중앙일보 2016.05.04 00:01 경제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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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17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패밀리페스티벌 2016’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류스타의 공연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 롯데면세점]


올 봄 산업계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전통적 수출 효자 종목인 조선·해운·철강 업계는 정부의 구조조정 칼바람에 얼어붙은 반면, 관광서비스 업계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국 노동절 연휴(4월30일~5월2일)와 일본 골든위크(4월29일~5월8일)를 맞아 입국한 관광객들로 서울과 제주 등 주요 관광지의 유통·숙박업체들이 북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활력 주는 ‘K-서비스업’
중 노동절, 일 골든위크 겹친 한 주
한강변서 8000명 삼계탕 파티 계획
‘한류+서비스’ 일자리 창출 큰 기여
월드 면세점 연계상품 사라질 위기
길게 내다 보고 육성 전략 짜야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 한국을 찾은 중국·일본인 관광객은 약 15만 명으로 경제적 효과만 수천 억대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 지난 주말(4월30일)부터 5월2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요일 대비 62.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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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한류 열풍을 증폭시킨데다 지진에 불안감을 느낀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대신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관광객이 더 늘어났다고 본다.

오는 6일과 10일엔 또 한 차례 장관이 펼쳐진다. 한국으로 포상휴가를 온 중국 중마이(中?) 과기발전유한공사 임직원 8000명이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 모여 ‘삼계탕 파티’를 벌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건강식품 기업인 중마이의 식사 자리가 국내 기업들에겐 수출 기회라는 점이다. 국순당은 삼계탕 파티에 총 1800병의 ‘백세주’를 제공하고 국순당 생막걸리 등을 전시해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삼계탕 업체들도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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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은 그동안 중국 수출길이 막혀 있다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리커창 총리가 삼계탕을 높게 평가하면서 드디어 올 상반기 중으로 수출 길이 열릴 전망이다. 여기에 김치나 반찬류 업체들까지 수출 기회를 잡을 수 있어 경제적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중마이 임직원들은 롯데면세점이 중국 현지에서 유치한 관광객들이다. 롯데 측은 8000명이 4박5일간 16개 호텔에 묵으면서 1인당 330만원씩, 총 260억원을 쓰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롯데면세점이 지난달 개최한 한류콘서트에도 중국·일본·대만·태국에서 온 2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려 800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일어났다고 본다.

CJ그룹이 주최하는 한류문화 축제인 ‘케이콘(KCON)’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일본과 미국에서만 9만 명의 관객을 모아 150개 해외 매체가 취재에 나섰다. 이런 한류 팬들은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되거나, 한류 상품을 구매한다.

CJ 관계자는 “문체부의 한류 생산유발효과를 기준으로 한국 기업 제품의 수출 증가 효과는 약 4514억원, 한국 관광 유발 효과는 584억원, 홍보 효과도 4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된다”고 말했다. 현대 아반떼 자동차 약 4만대, 삼성 갤럭시S5 약 92만대의 수출액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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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와 결합한 서비스업은 일자리 창출에도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업과 문화서비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각각 26.6명과 22.3명으로 반도체(3.2명) 자동차(8.8명) 선박(7.1명) 등 제조업을 크게 웃돈다.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의 매출(수요)이 추가로 발생할 때 직·간접적으로 생기는 일자리를 사람 수로 나타낸 지표다. 관광 관련 서비스 업종에서 10억원 씩 매출이 늘어날 때마다 22~26명이 새롭게 고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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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서비스업 매출을 좌우할 외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3월까지 360만여명이 입국해 지난해 실적(321만명)을 크게 넘어섰다. 문제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관광서비스 인프라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5년 관광산업 경쟁력 지수’에서 한국은 말레이시아(25위)보다 낮은 29위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론 ‘관광 정책’이 82위로 최하위, ‘관광 인프라’도 40위로 낙제점을 받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재방문율이 34.9%(2014년)로 5년간 최저치로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최근 관세청의 면세점 제도 번복은 대표적인 정책 실책 사례로 꼽힌다. 관세청은 지난해 잠실 월드타워점(롯데)과 워커힐면세점(SK네트웍스)의 사업권을 탈락시켰다. 그러다 5개월 만인 지난달 다시 서울에 면세점 4곳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운영 노하우나 매출 면에서 우수했던 두 곳을 폐점한 결정이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최종 사업자 선정을 연말로 미루면서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오는 5~6월 사이에 문을 닫는 양측 면세점 직원 약 1500명이 직장을 잃게 됐다. 워커힐점은 매달 250억원, 월드점은 500억원씩 매출 공백을 감수해야 한다.

양측 면세점과 연계한 관광상품도 6월부터 사라질 위기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점의 경우 잠실과 석촌호수·가로수길 등 서울 강남권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지난해 12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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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국을 찾은 유커 류리(劉麗·39) 씨는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선 명동과 동대문 외에 강남이 뜨고 있다”며 “월드점은 명품 브랜드가 많고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워 면세점 쇼핑 희망 1순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GDP(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서비스업 비중은 60%가 안 돼 선진국의 70%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면세점 등 관광 서비스업과 직결되는 핵심 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관광과 서비스 유통은 하나로 연결된 산업인 만큼 육성 포인트를 허가나 세수 확보에 둘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쟁과 편의성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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