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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어디까지가 업무상 재해일까요?

온라인 중앙일보 2016.05.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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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O] 업무상 재해/ 어디까지가 업무상 재해일까요?

#1
송년회 후 맨홀에 빠져 사망한 남자, 업무상 재해일까요?
2013년 12월 10일 저녁 전자업체에서 일하는 장모씨는 회사 동료 김모씨의 초대를 받아 송년회에 참석했습니다. 주량이 소주 5잔이던 장씨는 이날 소주 2병을 마시고 평소 다니던 길을 따라 임신한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향했는데요.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장씨는 그만 공사장 근처 맨홀 속으로 떨어져 안타깝게도 다음날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2
장씨의 아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습니다. 회사의 송년회에서 술을 마셨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한 것이죠. 그렇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자신이 소속된 부서의 송년회도 아니었고 자발적 참석이었기 때문에 회사 업무와 관계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3
이 사건은 결국 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결과는 유족 측의 승소. 재판부는 "옆 팀은 장씨가 속해 있던 팀과 긴밀한 협조관계가 있었고 회사 법인카드로 결제한 만큼 회사의 공식행사로 인정되는 회식이었다"고 봤습니다.

#4
‘업무상 재해’는 업무수행 중 업무 때문에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애, 사망을 의미합니다. 근로복지공단이 정부를 대신해 사업주에게 보험료를 거둬 업무상 재해로 부상, 사망한 근로자와 가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업무상 재해의 여부는 업무와 재해 사이 인과관계를 따져서 판단합니다.
사진설명: 근로복지공단

#5
회식에서 혼자 과음해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일까요?
2012년 7월 부서 회식에 참석한 직장인 김모씨는 2차로 노래방에 갔습니다. 김씨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비상구 문을 화장실 문으로 착각하고 아래로 추락해 허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김씨는 직장 상사가 주재한 회식 자리였으므로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노래방은 사적으로 친목을 다지기 위해서였다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6
대법원은 공단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1차 술자리에서 김씨가 부서장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많은 술을 먹은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며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너무 많이 술을 마시고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겁니다.

#7
이처럼 법원이 회식 뒤 사고에 대해서 업무상 재해 판정을 내릴때는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합니다. 회식 자체에 강제성 여부나 근로자 본인이 자발적으로 음주를 한 것인지, 회식 비용은 회사가 지불했는지 등의 여부도 함께 살핍니다.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2차 회식의 경우에는 아래 사례처럼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힘들다고 하네요.

#8
체육행사 등 업무 외 행사에서 발생한 사고는 어떨까요?
2012년 11월 전남 고흥우체국 직원이던 정모씨는 사내 체육행사에 참여해 5km 마라톤을 완주한 뒤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0일 만에 결국 숨졌는데요. 근로복지공단은 정씨의 뇌출혈은 선천적인 뇌혈관기형 탓이어서 업무와는 무관하다며 보상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유족은 정씨는 사고 전까진 자각증상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9
법원은 정씨의 사례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정씨의 죽음에는 급격한 온도변화, 무리한 운동, 약간의 음주, 타고난 뇌혈관 기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봤습니다. 또한 연례 행사로 전 직원이 참여하는 행사에서 발생한 재해이므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네요.

#10
2008년에는 단체 송별회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판례도 나왔습니다. 한 대기업의 모 부서는 부서원 전출로 인해 바닷가로 단체 송별회를 떠났습니다. 부서장 황모씨는 함께 바다에 들어가 ‘파이팅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부서원들과 함께 바다로 들어가던 중 박 모씨가 넘어져 5명이 함께 바다에 빠졌고 이 중 박씨와 황씨가 익사했습니다.

#11
공단 측은 송별회가 업무상 인과관계가 없고 회식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바닷가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근로자 본인에게 과실이 있더라도 송별회가 회사 공식 행사인데다가 회식이 끝나기 전에 발생한 사고라 업무와 연관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12
이 판결은 당시에도 ‘업무상 상당인과관계’라는 범위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근로자가 행사에 참여하는게 회사 운영 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재해로 인정합니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행사 참여를 지시하는 경우에는 사고시 재해 판정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13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 재해를 비교적 넓게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근로자들도 ‘자살은 개인적 선택일 뿐’이라던 과거와 달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판결도 나옵니다. 하지만 한 편에서는 하급심 재판부가 일관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업무상 재해 여부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디까지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할까요.
사진설명: 서울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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