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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 반전드라마의 후폭풍…베팅업체 대규모 손실 불가피

중앙일보 2016.05.0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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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 레스터시티 홈페이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판 '흙수저들의 반란'에 유럽 굴지의 베팅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복병' 레스터시티의 우승과 함께 큰 손실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3일 레스터시티의 우승이 확정된 직후 "세계적인 베팅업체 윌리엄힐이 레스터시티의 우승으로 100억원대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윌리엄힐을 이용해 배당률이 1/5000으로 책정된 레스터시티 우승에 베팅한 사람은 25명에 달했다.

대부분 레스터시티의 열혈팬으로, 우승에 대한 기대감 없이 베팅했다가 '대박'을 터뜨린 케이스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힐 대변인은 "레스터시티가 우승할 경우 1400만달러(16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윌리엄힐은 레스터시티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온 시즌 중반 이후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해 레스터시티에 베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의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에는 목수로 일하는 38살 축구팬 리 허버트와의 협상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화제가 됐다.

가족이 3대째 레스터시티를 응원하는 열혈팬 허버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레스터시티 우승에 5파운드(8300원)를 걸었다. 윌리엄힐이 "지금 당장 3200파운드(530만원)를 지급하겠다"며 유혹했지만, 단칼에 거부했다. 레스터시티 우승이 확정되며 허버트의 배당금은 2만5000파운드(4160만원)로 뛰었다.

레스터시티 우승으로 잭팟을 터뜨린 인물 중에는 미국 영화배우 톰 행크스도 있다. 레스터 지역지 레스터머큐리는 지난달 27일 "행크스가 올 시즌 레스터시티 우승에 100파운드(17만원)를 베팅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행크스가 기대할 수 있는 배당금은 무려 50만파운드(8억3000만원)에 이른다.

반면 영국의 유명 축구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에 해설자로 출연 중인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 게리 리네커는 전국민 앞에서 망신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리네커는 지난해 12월 방송 도중 "레스터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면 2016-2017시즌 첫 방송에 속옷만 입고 출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희비가 교차하는 주변과 달리 레스터시티 구단 관계자들은 환호 일색이다. 우승컵에 더해 천문학적인 부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4위에 오르며 TV 중계권 배당금으로 7200만파운드(1200억원)를 벌어들인 레스터시티는 올 시즌 배당금이 9300만파운드(1550억원)로 뛴다.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해 3000만파운드(500억원)의 추가 수입도 얻었다. 동화 같은 우승 스토리를 활용한 스폰서십 계약도 기대된다. 레스터시티의 모기업이 태국 면세점 운영업체 '킹 파워'인 만큼, 아시아지역 마케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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