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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이란 국기패션…“두스트 바 함라헤 쿱” 인사말

중앙일보 2016.05.03 02:28 종합 4면 지면보기

두스트 바 함라헤 쿱(Dust Va Hamrahe Khub).”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어를 구사했다. 2일(현지시간) 오전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대통령궁)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였다. ‘친구이자 좋은 동반자’라는 인사말이었다. 해외 순방 때마다 현지어를 사용해온 박 대통령은 이날도 회견을 마무리할 때 이란어를 썼다.

좀후리궁서 2시간17분 회담
로하니 “양국 54년간 좋은 관계”
인프라사업에 한국기업 참여 요청
서울~테헤란 직항 노선도 합의

박 대통령은 이어 “저는 이번 방문이 앞으로 양국 관계를 활짝 열어나가기 위한 뜻깊은 첫걸음을 떼었다고 생각한다”며 “두 나라가 평화와 번영을 향한 여정에서 ‘두스트 바 함라헤 쿱’, 서로 도우며 함께 전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복원하는 데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인프라·에너지는 물론 보건의료·정보기술(IT) 등에서도 양국 간 협력 사례를 확대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굴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협력 분야를 더 찾아보겠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양국 간 첫 공동성명 채택과 관련, “비전과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고 있어 앞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두 정상은 인천~테헤란 항공기 직항 노선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회견에서 “관광 분야에서도 같이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중요한 나라이고 한국도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나라”라며 “54년간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좋은 관계가 있었고, 오랜 역사를 가진 두 나라의 지금 관계를 여러 분야에서 설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회담 중에 “이란이 인프라 등에서 엄청난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 전 나란히 앉아 양국 각료 등이 진행한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지켜봤다. 양국 간에는 19건의 MOU가 체결됐다. 박 대통령은 서명이 이뤄질 때마다 박수를 쳤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시종 로하니 대통령과 우호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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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이크 쓰세요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 도중 박 대통령의 마이크에서 잡음이 나자 로하니 대통령이 자신의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회담은 예정보다 42분 늘어난 2시간 17분 동안 진행됐다. [테헤란=김성룡 기자]


박 대통령이 발언을 하던 중 마이크에서 잡음이 나자 로하니 대통령은 자신의 마이크를 사용하라고 건네주기도 했다.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초과했다. 사전환담과 정상회담은 당초 1시간35분 예정이었으나 사전환담이 길어지면서 42분이나 늘어 모두 2시간17분이 걸렸다.

로하니 대통령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 도착한 박 대통령의 차량을 직접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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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국기(왼쪽 사진) 패션을 선보였다. 초록색·흰색·빨간색의 이란 국기 색깔에 맞춰 흰색 루사리를 착용하고 환영식과 정상회담 때 분홍색 재킷을, 1일 이란 도착 땐 연두색 재킷(오른쪽 사진)을 입었다. [사진 김성룡 기자]


이란에 도착한 후부터 이란식 히잡인 흰색 루사리를 쓰고 일정을 소화한 박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에선 분홍색 재킷을 입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이란 도착 당시엔 흰색 루사리에 연두색 재킷을 착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록색·흰색·빨간색의 3가지 색깔을 담은 이란 국기에 맞춰 상대국 문화 존중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한 후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도 면담했다. 면담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청와대 참모는 “신정(神政)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와 면담한다는 건 한국 외교의 위상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테헤란=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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