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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당한 청소년일수록 스마트폰 중독

중앙일보 2016.05.03 01:58 종합 10면 지면보기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청소년일수록 스마트폰에 중독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김재엽 교수팀이 2014~2015년 서울·경기 지역 중고생 1601명을 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의 학교 생활과 가정 환경 등을 분석해 아동학대와 우울증, 스마트폰 중독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했다.

연세대 김재엽 교수팀 1601명 조사

연구 결과 학생들에 대한 부모의 학대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10명 중 4명(39.9%)은 최근 1년간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학생이 학대를 경험한 비율은 42.7%로 남학생(38.1%)보다 높았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 등 정서적 학대가 35.1%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학대는 청소년들의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남학생의 우울 수준은 그렇지 않은 남학생의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도 비슷한 경향을 보여 학대를 경험한 학생이 경험하지 않은 경우보다 1.5배 더 우울했다.

스마트폰 중독 수준도 상당했다. 조사 대상자 4명 중 1명(24.6%)은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잠재적 위험군은 23.5%, 고위험군은 1.1%였다. 성별로는 여학생(26.3%)이 남학생(23.2%)보다 스마트폰 중독 비율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 메신저 이용이 많은 스마트폰 특성상 의사소통에 민감한 여학생들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에 더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 분석을 진행한 결과 성장기 학대 경험이 스마트폰 중독과 연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성장기에 부모에게 억압받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과몰입하면서 억눌려 있던 불만을 표출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중독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정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현주 연구원은 “ ‘부모 교육’을 활성화하면 스마트폰 중독과 인터넷게임 중독, 학교폭력 등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올바른 자녀 양육을 위한 교육·상담 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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