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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560명 유전체 해독…‘유방암 백과사전’ 만들었다

중앙일보 2016.05.03 01:53 종합 12면 지면보기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환자 전장 유전체(전체 유전자 염기 서열)를 해독해냈다.

한양대 의대 공구 교수팀 주도
미·영 등 12개국 48개기관 참여
개인별 맞춤치료에 활용 가능

한양대 의대 병리학과 공구 교수팀은 2일 “2011년부터 5년간 연구 끝에 국내외 유방암 환자 560명의 유방암 조직과 정상 조직의 전장 유전체를 각각 분석해 어떤 유전변이들이 암 발병에 기여하는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공 교수팀과 영국 생어연구소 마이크 스트래큰 박사팀의 공동 주도로 미국·호주·프랑스·네덜란드 등 12개국 48개 기관이 참여했다. 보건복지부와 국제 암 유전체 컨소시엄도 연구를 지원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3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온라인판에 게재된다.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유방암 유발 유전자 93개와 여기에서 발견되는 1628개의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이에 따라 유방암이 나타나는 원리도 확인했다.

공 교수는 “발암물질 등에 노출돼 특정 유전자가 손상되면 이를 원상복구하는 ‘수복 유전자’가 작동하는데, 유방암 환자의 경우 이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바이러스 감염 억제 효소와 관련된 아포벡(APOBEC) 유전자의 기능도 저하돼 유방암 유발 유전자의 변이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암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데 같은 암이라도 인종·성별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른 변이를 보인다. 암 환자의 유전자를 해독하면 암의 특징과 발생 원인에 대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의학계에선 주요 암별로 전체 유전자 지도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공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방암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완성한 셈”이라며 “향후 5년 이내에 유전자 분석을 통한 유방암 진단과 개인별 맞춤형 치료제 개발, 항암제에 대한 반응성 예측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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