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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눈’ 디자인 핸드백, 성장세 놀랍군요

중앙일보 2016.05.03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플레이노모어 김채연 대표

핸드백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크고 반짝이는 눈을 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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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명동에 있는 플레이노모어 1호 매장에서 김채연 대표가 토트백 ‘샤이걸’을 들고 서 있다. 김 대표는 월 1만 개의 판매량을 올리는 샤이걸을 “효녀”라고 부른다. [사진 전민규 기자]


‘플레이노모어(PLAYNOMORE)’ 김채연(35) 대표가 밝힌 일명 ‘눈알 가방’의 탄생 배경이다. ‘눈알 가방’으로도 불리는 플레이노모어의 대표 토트백 ‘샤이걸’은 2014년6월 출시됐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가방에, 놀란 것 같은 크고 반짝이는 두 눈이 그려진 샤이걸은 출시 2년 만에 K-패션을 대표하는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판매량 50개로 시작했는데 요즘엔 한 달 평균 1만 개가 팔린다.

출시 2년 만에 K-패션 대표 상품
미국 모델이 사용하며 순풍에 돛
2014년 매출 3억, 올 150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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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 있는 플레이노모어 매장 전경. [사진 플레이노모어]


지난달 28일 서울 명동에 있는 플레이노모어 1호 매장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그는 “가방은 상전으로 모시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나를 웃게 만들어주는 친구이자, 내 마음을 볼 수 있는 거울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눈’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플레이노모어는 해외에서 인기가 더 높다. 외국인과 내국인의 구입 비율은 7:3 정도다. 이탈리아와 중국·일본·홍콩·대만 등 20개국 패션 매장에서 판매된다. 매출도 출시 첫 해 3억원에서 지난해 8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엔 1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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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있는 플레이노모어 매장 외경. [사진 플레이노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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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노모어 김채연 대표와 미국 대표 모델 미스 제이. [사진 플레이노모어]

이 가방은 출시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났다. 미국 유명 모델 미스 제이와 타이라 뱅크스가 샤이걸을 들고 찍은 사진이 SNS에 올라오면서부터다. 출시 준비를 할 때 서울패션위크를 찾은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메리카 넥스트 톱 모델’ 제작진과 미스 제이를 김 대표가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된 게 시작이었다.

김 대표는 “샤이걸 시제품을 본 미스 제이가 예쁘다고 해 쓰던 걸 그 자리에서 선물했는데 패션위크에 들고 나오면서 화제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이라 뱅크스와 배우 변정수, 방송인 박지윤씨 등이 개인소장용으로 구매했다고 소문이 퍼지면서 공식 출시 날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주문이 몰렸다. 뜻밖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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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효연이 샤이걸을 든 사진을 SNS에 올렸다. [사진 플레이노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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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패션 박람회 ‘후즈 넥스트’에서 참석자들이 플레이노모어 부스를 보고 있다. [사진 플레이노모어]


또 한국 브랜드로는 최초로 올해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적인 패션 박람회 ‘후즈 넥스트(Who’s Next)’에 초대됐다. 김 대표는 “후즈 넥스트 참여는 한국 브랜드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자리라 사명감이 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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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라네즈와 플레이노모어의 협업으로 출시된 제품. [사진 플레이노모어]

대기업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지난해 8월엔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와 함께 만든 화장품 용기가 출시됐으며, 4일엔 세계 최대 여행가방 업체 샘소나이트와 협업한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오는 9월 바비인형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준비 중이다.

플레이노모어의 성공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2006년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이듬해 구두 브랜드 ‘스탈렛애쉬’를 론칭했다. 10년을 지나도 신을 수 있는 유행을 타지 않는 콘셉트였다. 하지만 신발은 계절을 탔고, 사이즈가 세분화돼 있었다. 7년 동안 브랜드를 지켰지만 재고·재료비·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김 대표는 “매출을 쫓아 디자인했더니 돈에 끌려갔고 실패로 이어졌다”며 “결국 브랜드나 제품이 즐거움을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에 샤이걸을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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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노모어와 샘소나이트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출시되는 캐리어 제품. [사진 플레이노모어]


올 하반기엔 플레이노모어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에 이어 ‘눈알구두’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패션 외에 식품이나 문구 제품과의 협업도 기획하고 있다. 갑작스런 관심과 성장이 두렵다는 김 대표는 “신발 브랜드 ‘탐스’처럼 제품을 부담없는 가격에 제공하면서도 좋은 일을 하는 회사, 유행에 목매지 않고 생명력 긴 한국 대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갑작스런 성공에 안주하기보다는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단국대 경영학부 정연승 교수는 “패스트 패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상품을 계속 내놓으면서, 동시에 한류와 연계한 중장기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채연=재미있는 가방을 만들겠다며 2014년 플레이노모어 브랜드를 내놨다. 2006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구두 브랜드 ‘스탈렛애쉬’를 만들어 ‘뉴욕 패션 위크’ 신인 디자이너들의 슈즈 협업으로 데뷔했다. 플레이노모어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후즈 넥스트’에 한국 최초로 2016년 트렌드를 이끌 브랜드로 초청됐다.
 
플레이노모어는

▶출시 : 2014년 6월

▶매출 : 2014년 3억원, 2015년 80억원, 2016년 150억원(예상)

▶대표 제품 : 토트백 샤이걸(10만~20만원대)

▶매장 : 명동 1호점 포함 3곳. 올 하반기

서울에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예정

▶해외 판매국 : 이탈리아·일본·중국 등 20개국

▶글로벌 협업 : 제일모직·라네즈·샘소나이트(5월)·바비인형(9월)

글=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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