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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도 주택대출 땐 초기부터 원리금 상환

중앙일보 2016.05.02 05:30 6면
2일부터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된다. 2월 수도권에서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비수도권으로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거치 기간은 최장 1년으로 단축
상환액 부담되면 고정금리 택해야
규제 앞두고 지방주택 거래 급감
거래가격도 석 달 연속 내리막길

이에 따라 주택구입용으로 담보대출을 받을 땐 초기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나눠 갚는 분할상환(거치 기간 최장 1년)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택가격 대비 대출액이 과다(LTV 60% 초과) 하거나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이 과다(DTI 60% 초과)한 경우, 소득증빙으로 신용카드 사용액 같은 신고소득을 제출한 경우에도 원리금을 나눠 갚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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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변동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이 너무 높아지는 경우(DTI 80% 초과)엔 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한다. 다만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집단대출은 예외로 한다. 자금수요 목적이 단기이거나 명확한 상환계획이 있는 경우, 불가피한 생활자금으로 은행 본부 승인을 받은 경우도 예외로 인정된다.

지난해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은 62.4%(수도권 61%, 비수도권 65%)였다. 지난 수도권에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직후인 2월엔 이 비율이 76.9%로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1일 배포한 자료에서 “비수도권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분할상환·고정금리를 이미 선택하고 있다.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비수도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객 57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이드라인 내용을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86.9%에 달했다. 다만 처음 들어봤다는 응답이 60대 이상(27.1%)과 주부 등 무직(35.2%)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주택구입용으로 신규대출을 받는다면 분할상환 방식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겠다는 답변 비율은 86.4%였다. 제2금융권의 거치식 대출을 이용하거나 주택구입을 연기할 것이란 응답 비중은 13.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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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방 주택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 2~3년간 공급 물량이 급증하고 집값이 많이 뛰어 피로감이 쌓인 상태에서 대출 규제 강화 시행을 앞두고 매수 수요가 뚝 끊겼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지방 주택매매 거래량은 10만33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 줄었다.

특히 지방 주택시장을 선도하던 대구가 58.9%, 광주광역시는 46.1% 각각 급감했다. 거래가 줄면서 집값도 빠졌다. 2013년 3월부터 34개월 연속 오르던 지방 아파트값은 올해 1월 보합(0%)세를 보인 뒤 석 달 연속 내리막길이다(한국감정원). 올 들어 대구가 1% 가량 떨어져 전국에서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은행권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비수도권에서도 시행되면 지방 주택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게 되므로 주택거래가 주춤해지고 가격이 조정 받는 지역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 대부분이 지방에 몰려 있는 점도 악재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울산·거제 등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지역은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 설상가상으로 대출 규제까지 가해지면 집값 하락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황이어서 집값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처음부터 나눠 갚는 방식으로 대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은행권이 만든 가이드라인. 지난 2월 수도권부터 적용됐다. 주택 구입용으로 담보대출을 받을 땐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거치기간 최장 1년)만 가능하다.

황의영·한애란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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