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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공금으로 부인 ‘외유’ 시킨 안상수 시장

중앙일보 2016.05.02 00:47 종합 2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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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욱
사회부문 기자

안상수(70) 창원시장 부부가 시 예산으로 외국에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본지 4월 28일자 12면>

안 시장 부부는 지난달 16~24일 8박9일 일정으로 스페인 빌바오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를 여행했다. ‘스페인 빌바오시와 우호협약을 하고 유럽의 문화예술 콘텐트를 발굴해 창원시가 추진하는 해양 신도시에 접목한다’는 것이 출장 목적이라 한다.

안 시장에게 배정된 여비(왕복 비즈니스 항공권과 부부 호텔·식비 등 1150만원)와 별도로 부인의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 비용 전액(858만원)을 창원시가 부담했다. 창원시는 민간인의 경우에도 공무 국외여행 심의위원회를 거치면 예산을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무원들로만 심의위를 구성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건이 폭로된 뒤 안 시장의 해명이 또 다른 구설에 올랐다. 안 시장은 “과거 국회에서도 (국회의원들이) 부인을 대동하고 다녔고, 그것이 우호협약 체결이 아닐 때는 경비를 사후에 정산했다”며 “우호협약을 맺는 경우에는 (동반하는 아내의) 경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시 공무원들이 보고)했고, 그래서 동행해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안 시장 말대로 그동안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들이 해외출장을 갈 때 부부동반은 공공연한 관행이었다. 2013년 정홍원 당시 총리 후보는 인사 청문회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시절 부부동반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추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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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이 부부동반 외유를 하는 이유는 홍준표 경남 지사의 말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출장길에 부부동반으로 골프를 쳐 논란이 됐던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아내와) 같이 나가면 마음에 안정을 갖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가 있고 일의 능률도 더 올라 사비로 부부동반을 한다. 선출직 부인들은 평상시나 선거 시 후보자보다 더 고생하는데 당선된 뒤 해외출장을 혼자 덜렁 가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공무 출장에 부인이 동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부부동반을 하더라도 홍 지사처럼 자기 돈을 쓰는 것과 안 시장처럼 공금을 쓰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공무원이 부인의 생일 선물을 자기 돈이 아닌 나랏돈으로 사준다면 어떤 창원시민이 공감할까. 그런데도 안 시장은 “행정자치부에 질의해 문제가 된다면 경비를 반납하겠다”며 미적거리고 있다. 검사 출신으로 집권당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표까지 역임한 거물 정치인에 걸맞은 차원 높은 공복(公僕) 의식을 기대한다.

위성욱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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