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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과감한 사석작전으로 안정하다

중앙일보 2016.05.02 00:12 경제 11면 지면보기
<본선 4강전 1국> ●·이세돌 9단 ○·커 제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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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보(65~77)=검토실에서 커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프로바둑의 세계는 담백하다. 강자는 적아 구분없이 배움의 대상이다. 백을 쥐면 지지 않는 ‘백번 무적’이라더니 반면 운영에 여유가 넘친다. 손이 빨리 나오는데 간명하면서도 알기 쉽게 형태를 정비한다. 전성기 이창호와 같은 안정감을 보여준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우하귀, 65부터 75까지는 외길 수순. 백이 우하귀에서 4점으로 키워 버리는 과감한 사석작전으로 우변 본진을 안정시켰다면 흑은 우변에서 도마뱀의 꼬리를 떼어냈고 우하귀에서 다시 실리를 보태 벌어진 격차를 상당히 따라잡았다.

하변 77은 선수. ‘참고도’ 백1 다음 흑2로 잡으러가는 수단이 성립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안 된다. 백3으로 찌르고 흑4에 백5로 끊어 흑이 곤란하다. 77도 하변 백을 잡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백A로 받아줄 때 흑B 정도로 붙여 좌하귀 쪽 백에 영향력을 행사해보겠다는 뜻인데 대단한 전과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하변 백을 잡을 수 없다면 흑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둘이다. 비교적 취약한 좌변 백△를 압박하면서 공격의 대가를 받아내는 것. 또 하나는 상변 흑C로 뛰어들어 백의 영토를 삭감하는 것인데….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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