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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여섯 살까지 눈 건강 평생 시력을 좌우 ‘ 1·3·6 검진’ 지켜야

중앙일보 2016.05.02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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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과병원 김용란 원장이 세극등 현미경 검사로 3세 아이의 눈꺼풀·결막·각막·수정체 등 눈의 전반적인 상태를 살피고 있다. 프리랜서 박건상


검진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다. 일찍 발견해 좋은 치료 결과를 얻도록 만든다. 치료율도 높인다. 검진이 ‘최고의 치료를 만드는 주춧돌’로 불리는 이유다. 검진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영역이 있다. 안과, 특히 소아안과 질환이다. 눈은 나이 들어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대다. 어릴 때 형성된 눈 건강이 평생을 좌우한다.

6세 이후 눈 이상 교정 어려워
학업 능력, 정서 발달에 장애
한 살, 세 살, 여섯 살 땐 검진


특히 소아기 안과 질환은 시기를 놓치면 치료 자체가 어려워지거나 장애로 남기 쉽다. 골든타임은 생후 6세까지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6세까지 정기적인 안과 전문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영·유아기 안과 검진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눈이 완전히 성숙하는 기간이 생후 6세까지라는 점이다. 이후에는 눈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해도 바로잡기 힘들다. 둘째로 부모가 아이 눈 상태를 가늠하기 어렵다. 의사표현을 잘하지 못하고 제대로 보이지 않아도 비정상이라는 것을 아이 스스로 구분하기 힘들다. 영·유아 검진에 안과 검진이 포함돼 있지만 안과 질환을 걸러내는 데는 역부족이다.

사실상 소아 안질환은 사각지대인 셈이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용란 원장은 “소아기에 모든 시력 기능이 완성된다”며 “아이들은 스스로 관리하기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것이 1세, 3세, 6세 안과 전문 검진이다.

진짜 사시를 가성 내사시로 오해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사시다. 사시가 있으면 적어도 한쪽 눈이 정상 시선에서 벗어나 있어 시력이 발달하지 않는다. 김안과병원 김응수 교수팀이 최근 11개월간 병원을 찾은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 815명을 대상으로 이상 증상을 분석한 결과 사시 같은 눈 운동 이상으로 진단된 경우가 19.6%였다. 5명 중 1명꼴인 셈이다.

눈 운동 이상으로 진단된 경우 중 절반 정도(51.9%)는 가성 내사시다. 실제로 사시는 아니지만 미간이 넓어 눈이 안쪽으로 몰린 것처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양눈이 안쪽으로 몰린 ‘내사시’나 바깥쪽으로 벌어진 ‘외사시’로 진단된 경우는 34.3%였다. 문제는 가성 내사시가 많다 보니 실제 사시를 무심코 지나간다는 점이다. 김 원장은 “가성 내사시는 진짜 사시가 아니기 때문에 자라면서 나아진다”며 “그렇다 보니 진짜 사시를 오해해 내버려두게 된다”고 말했다.

영아 사시의 조기 발견은 치료 결과와 직결된다. 충남대 의대 송영진 교수팀이 생후 12개월 이전과 이후 유아 내사시 수술 결과를 비교한 결과 입체감을 느끼는 입체시를 형성한 비율이 12개월 이전(78.6%)이 이후(41.2%)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유아 내사시 수술 후 5년 이상을 관찰했을 때 생후 12개월 이전 조기에 수술한 경우에 더 나은 눈 기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중요한 질환은 원시와 약시다. 원시는 망막 뒤쪽에 물체의 상이 맺혀 거리와 상관없이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약시는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로도 시력 교정이 잘 안 되는 질환이다. 6세 이전의 아이들은 눈이 성장하는 단계라서 약간의 원시가 있다.

안구가 작을수록 눈으로 들어온 빛이 굴절되는 정도가 작아 원시가 되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원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발견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원시가 심한 아이는 선명하게 본 경험이 없어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다.

원시는 특히 약시나 사시와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이 필요하다. 원시인 아이는 물체를 선명하게 보기 위해 눈을 찡그리게 된다. 힘을 주면 수정체가 볼록해지면서 맞지 않던 초점을 조금 맞춰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약시가 생기기 쉽다. 원시에 약시가 동반되는 이유다.

원시→약시→내사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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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시는 내사시로 이어진다. 선명하게 보기 위해 힘을 주는 근육은 양쪽 눈 사이 중심 쪽에 있는 내직근이다. 이 근육은 눈을 미간 쪽으로 돌리는 데 사용되는 근육과 뿌리가 같다.

원시를 극복하려고 힘을 줄 때마다 눈이 안쪽으로 쏠리게 된다. 원시가 내사시를 유발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원시·약시·사시는 ‘공포의 트라이앵글’로 불린다. 약시에 대한 치료를 통해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필요하다.

약시 역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안과학회가 어린이 약시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치료 시기에 따른 성공률을 분석한 결과, 네 살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성공률이 95%에 달했다. 여덟 살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23%에 그쳤다. 김 원장은 “사람의 눈은 두 살까지 90%, 나머지가 여섯 살까지 각각 성숙한다”며 “완전히 자라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검진을 통해 질환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시 완치율 4세 95%, 8세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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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의 안과질환은 학습능력뿐 아니라 정서·사회성 발달에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제프 매켄지(Jeff Mackenzie) 박사는 “간헐적으로 생기는 외사시가 아이에게 있으면 정상 시력을 지닌 아이에 비해 입학 후 친구들과 어울리고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경고했다. 안과질환 여부는 모른 채 집중력 부족에 대해 질책을 받거나 친구들로부터 놀림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어렸을 때 안과질환은 시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심하면 우울장애나 적응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안과 검진은 해마다 받는 것이 좋지만 적어도 1세, 3세, 6세 때에는 꼭 안과 전문의의 검진을 받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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