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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나이 먹으니 어두침침한 눈, 루테인 먹으니 초롱초롱

중앙일보 2016.05.02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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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황반 부위가 노화되면 시야의 중심이 찌그러져 보인다.


눈에 좋은 영양소

사물 맺히는 황반 20대부터 퇴화
고지방식·흡연·고혈압도 주범
마리골드꽃 성분이 예방 도와


실명의 대표 원인으로 꼽히는 황반변성 환자가 국내에서도 부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황반변성 환자는 지난 5년 동안 48.5%나 늘었다. 황반은 망막 가운데 있는 누르스름한 반점이다. 카메라로 따지면 렌즈에 해당하는 부분이 수정체라면 망막은 필름에 해당한다. 황반은 망막의 가운데 있는데 물체의 중심부가 맺히는 곳이다(그림). 사물을 볼 때 일을 가장 많이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만큼 빨리 피로해지고 소모된다.

황반이 퇴화하는 가장 큰 요인은 노화다. 20세부터 세포는 성장을 멈추고 노화로 접어든다. 황반도 20세부터 퇴화를 시작한다. 황반에 몰려 있는 시세포와 혈관이 천천히 퇴화하다 50~60세가 되면 노화의 정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 여성,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퇴화 정도가 더 빠르다.

황반변성 땐 시력 급격히 저하

황반변성의 주요 증상은 급격한 시력 저하다. 수년 전에 비해 글씨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눈이 침침한 증상이 심해진다. 특히 물체의 중심이 찌그러지거나 어두워 보인다면 황반변성일 가능성이 크다.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 잘 보이지 않는 특징도 있다. 보통 노안이 되면 가까운 곳은 잘 안 보이지만 먼 곳은 잘 보이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주사제나 레이저 등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힘들다. 진행을 더디게 하는 수준일 뿐 이미 나빠진 시력을 완전히 되돌리기도 힘들다. 그래서 예방이 더 중요하다. 우선 지방이 많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고지방식은 혈액 내 노폐물을 남긴다. 황반 부위는 심장·뇌 혈관보다 훨씬 미세한 혈관이 밀집돼 있다. 이곳에는 노폐물이 조금만 쌓여도 혈관이 망가진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는 “정상 혈관이 파괴되면 보상 작용으로 비정상 혈관이 생성된다. 그런데 새 혈관은 세포 구조가 치밀하지 못해 염증과 부종이 잘 생긴다. 혈액과 영양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그래서 황반변성이 더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담배를 피운다면 반드시 끊어야 한다. 니코틴은 황반으로 가는 혈관 산소를 차단해 노화를 촉진한다. 혈압이 높으면 황반 부위 혈관세포가 급격히 파괴되므로 고혈압 역시 치료해야 한다. 과도한 TV 시청이나 컴퓨터 작업도 좋지 않다.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활성산소(세포를 파괴하는 유해물질)의 양을 증가시켜 망막세포를 손상시킨다. 스마트폰 화면도 마찬가지다.

황반색소 유지시키면 변성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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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성분이 발견돼 주목을 끌고 있다. 황반이 노란색을 띠는 것은 황색을 띠는 루테인과 지아잔틴 때문이다. 이들 물질은 강력한 항산화기능을 하면서 황반을 유해인자(염증·부종·세포파괴 등)로부터 보호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루테인·지아잔틴의 농도가 떨어지면서 황반의 변성이 생긴다. 다행히 과학자들이 ‘마리골드(marigold)’라는 꽃에서 고함량의 루테인·지아잔틴을 발견했다.


황반의 색소를 유지시키면서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미·유럽에서 먼저 생리활성물질로 등록됐고, 최근 한국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생리활성기능 1등급 성분으로 인정받았다.

2000년 미국 안과의학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녀 50명을 대상으로 루테인 성분을 한 달간 섭취하게 했더니 혈중 루테인 농도가 약 5배 증가했다. 4개월 후에는 망막의 황반 부위 색소 밀도가 약 5.3% 높아졌다. 2003년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학교 랜드럼 박사팀의 연구에선 6개월 동안 마리골드 꽃에서 추출한 루테인·지아잔틴을 매일 2.4㎎씩 보충하게 했더니 실험자들의 혈청 루테인과 황반색소 농도가 크게 증가했다.

백내장·안구건조증도 개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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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테인은 황반변성 외에 백내장·안구건조증 등의 다른 안과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국제 영양학회지 ‘뉴트리션’에 2002년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17명의 백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주 3일 루테인 15㎎을 먹게 한 결과, 루테인 섭취 그룹은 시력의 정확도와 눈부심에 대한 민감도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2008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 크리스텐 박사팀이 45세 이상 여성 3만98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도 루테인·지아잔틴 섭취량이 많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백내장 발생률이 18% 이상 낮았다. 루테인 성분이 황반뿐 아니라 수정체에도 일부 축적돼 항산화 작용을 한 것이다. 자외선이나 컴퓨터 화면의 청색광을 대신 흡수해 세포 파괴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그 밖에 뇌·유방·자궁 세포를 보호하며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루테인·지아잔틴은 체내에서 스스로 합성되지 않는다. 식품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시금치·케일·브로콜리 등의 녹황색 채소와 당근·호박·계란 노른자에 많이 들어 있다. 하지만 눈을 많이 사용하거나 침침한 사람, 황반변성·백내장 등의 가족력이 있었던 사람은 보다 많은 용량을 섭취하는 게 좋다.

보통 식품에는 1회 분량당 1㎎이 안 되는 루테인 성분이 들어 있다. 건강 개선 효과를 기대하려면 고용량 건강기능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현재 식약처에서는 루테인·지아잔틴을 하루 10~20㎎ 섭취했을 때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 교수는 “평소에 루테인·지아잔틴이 많이 든 음식이나 영양제를 챙겨 먹되 고지방 음식은 피하고 유산소운동(하루 30분 이상 걷기, 눈 혈류 개선에 도움)을 날마다 빼먹지 않아야 눈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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