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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영화처럼 이권현장에 대규모 용역폭력배 동원 조직 적발

중앙일보 2016.04.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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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30일 오전 6시쯤 서울 서초구의 한 조명·조경회사 건물 앞. 건장한 체격의 남성 50여명이 출입구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현관 유리문을 부수고 회사 로비와 3층 회의실을 장악했다. 이후 출근하는 사람들을 위협하며 출입을 막았다. 몰래 회사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업무를 보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가자 시켜먹던 중국음식을 던지고 욕설을 하는 등 행패도 부렸다.

이 남성들은 주주총회 전 이 회사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A씨(50·해외도피 중)가 고용한 용역폭력배들. 이런 상황이 2시간 동안 이어지면서 결국 이 회사는 이날 모든 업무를 중단해야 했다.

회사 경영권이나 유치권 등 이권을 다투는 현장에서 해결사를 자청하며 집단으로 주먹을 휘두른 용역폭력배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신세계' 등 조직폭력배들이 등장하는 영화처럼 폭력배들을 대거 동원해 사람들을 위협하고 대가를 챙겼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특수폭행, 특수건조물침입, 업무방해 혐의로 B씨(35) 등 용역폭력배 2명을 구속하고 C씨(34) 등 7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허위 채권을 이용해 관리인들을 내쫓고 건물을 강제 점유한 혐의(특수재물손괴 등)로 D씨(48) 등 용역폭력배 3명을 구속하고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B씨 등 81명은 2014년 3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전국의 이권 현장 100여 곳에서 주먹을 휘두르고 위협 등을 하며 2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페이스북이나 채용사이트 등에 '신장 180㎝ 이상. 몸무게 100㎏ 이상. 무도유단자 우대' 등의 구인 글을 올려 조직원들을 모았다. 이 글을 보고 인천·경기·대전 등에서 조직폭력배를 추종하던 이들이 몰렸다.

B씨 등은 2013년 2월 '부천상동식구파'라는 용역 조직을 만들고 경기도 부천 오피스텔에서 합숙생활을 했다. 이후 경영권 문제 등의 해결을 의뢰하는 기업의 분쟁 현장에 폭력배들을 투입했다.

2014년 8월에는 전북 김제에 있는 골프장 건설 현장에 투입돼 사람들을 위협하는 방법으로 빌린 돈을 대신 받아냈다. 같은 해 9월에는 인천 서구의 한 기업에서 보관하던 부도회사의 물품 인수현장에 개입해 사람들을 끌어내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이런 수법으로 조직원 1명당 15만~25만원씩, 3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 등을 피하기 위해 의뢰 회사 측의 직원으로 위장했다. 허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경찰이 출동하면 "이 회사 직원"이라며 수사망을 피해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분쟁현장의 경우 충돌 등을 예방하기 위해 출동하는 경비용역업체가 사전에 경찰에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B씨 등은 경찰 신고를 피하기 위해 의뢰인의 회사 직원으로 위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B씨 등은 이런 식으로 해결사 역할을 하고 26억원을 챙겼다. B씨는 이 중 7억원을 자신의 몫으로 챙겨 고급 외제차량을 빌려 타거나 해외관광을 하고 명품쇼핑을 즐기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씨 등이 차명계좌에 은닉한 범죄수익금 5500만원을 추적해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했다.

D씨는 31명은 지난해 8월 5일 인천시 남구 주안동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 침입해 관리인들을 쫓아내고 건물을 무단 점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씨는 이미 지급받은 43억원 상당의 공사비 채권을 자신이 양도받은 것처럼 꾸며 "돈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이 건물을 점유했다.

경찰은 B씨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직원 일부가 D씨의 범행에 가담한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집단으로 폭력을 썼지만 조직의 연속성이 뚜렷하지 않고 조직원이 수시로 바뀐 점 등을 고려해 범죄단체구성죄를 적용하지는 않았다"며 "폭력배들의 이권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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