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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타임오프 근로자에게 과다 급여 지급했다면 부당 노동 행위"

중앙일보 2016.04.28 13:22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로 노조 활동 중인 근로자에게 사측이 과다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부당 노동 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일정한 범위에서 유급으로 노조 활동을 할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0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8일 전북 소재 버스회사 신흥여객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 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사측이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과다 급여를 지급한 것이 부당 노동 행위라고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신흥여객은 2011년 7월 전북 지역 19개 버스회사 모임을 통해 전북자동차노조와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맺었다. 이 회사의 상시 근로자는 115명으로 이중 60명이 전북자동차노조 소속이고 40명은 별도의 노조에 가입해 있었다.

신흥여객은 전북자동차노조와 맺은 임단협에 따라 노조 전임자이자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이모씨에게 기본급 월 32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이씨와 비슷한 근속연수의 근로자들의 월 급여는 304만원으로 이씨보다 적었다.

이에 다른 근로자들이 “사측이 노조에 대한 개입 및 지배를 하려는 부당 노동 행위를 하고 있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년 9월 “이씨의 급여는 일반 근로자들이 통상 받을 수 있는 급여 수준이어야 한다”면서 “사측이 부당 노동 행위를 한 것”이라고 결정했다. 회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ㆍ2심은 “현행 노조법이 사측의 부당 노동 행위를 ‘근로자가 노조를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와 ‘노조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근로 제공 의무가 면제되는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특히 신흥여객처럼 노조와 단체협약을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도 “타당한 근거없이 급여가 과다하게 책정됐다면 사용자가 노조 전임자에게 급여 지원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타임오프 중인 근로자가 통상 근무를 했다면 해당 사업장에서 유사한 직급이나 호봉의 일반 근로자를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를 책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타임 오프제 시행 이후 사측의 부당 노동 행위의 기준을 밝힌 첫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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