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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가봤습니다] 말리부 완전히 바꾸고 중형차 대전 2차전 '등판'

중앙일보 2016.04.28 09:57
말리부가 새로 나왔습니다. 이 자동차는 지난 1964년 처음 등장해 세계적으로 1000만대(지난해 10월 말 기준)를 판매한 스테디 셀러입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출시한 9세대 모델은 미국에서 올 초 나와 지난달에만 2만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습니다. 말리부는 이전까진 항상 모범 답안을 찾듯 무난함을 추구하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모델은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파격적입니다. 첫 느낌은 탄탄한 근육질의 30대 남성이 떠오릅니다. 쉐보레 카마로의 모습도 살짝 보입니다. 스튜어트 노리스 한국GM 디자인센터 전무는 “기존 말리부는 이전 모델을 조금씩 발전시킨 데 비해 이번에는 진보적이고 창의적으로 재창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테리어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미국차의 건조함은 찾아보기 어려운 대신, 일본차의 섬세함이 느껴졌습니다. 대시보드를 낮춰 시야를 넓히고, 계기판과 실내등에도 발광다이오드(LED)를 적극 사용하며 스포티한 면을 부각했습니다. 출시 행사는 지난 27일 오전 11시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습니다.

행사장에는 2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최희 아나운서가 진행한 이날 행사는 페이스북과 유튜브·한국지엠 블로그로도 생중계됐습니다. 유튜브에서는 동시 시청자 수가 7000~8000명에 달했습니다.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에서도 오후 내내 1위를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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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곡선보단 각을 살렸습니다. 주행등은 작고 모양이 튀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크리스탈 LED를 채용해 불빛이 선명합니다. 주행등보다는 하단의 에어댐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에어댐을 과감하게 올리고 주변을 LED 주간 주행등으로 감쌌습니다. 한국GM은 에어댐과 주간 주행등이 쉐보레의 새 디자인 방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프론트 그릴은 쉐보레 특유의 입을 다문 듯한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포스코의 고장력 강판을 이용해 8세대 모델보다 차 충량이 130kg 줄었습니다. 연비는 리터당 13km로 동급 차종 중에서 높은 수준입니다. "차체가 무겁고 연비가 안 좋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씻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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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자부하는 말리부의 심장은 2.0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입니다. 말리부는 크게 1.5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2.0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사용한 모델로 나뉩니다. 4기통 1.5L 엔진의 성능은 166마력·25.5kg.m입니다.

출력만 보면 타사의 2.0L 자연흡기 엔진과 비슷합니다. 4기통 2.0L 엔진은 253마력·36.0kg.m의 출력을 자랑합니다. 이 엔진은 캐딜락 ATS·CTS에 사용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GM은 터보엔진과 3세대 6단 자동변속기 간에 최적의 기어비를 찾아 동급 최고 성능을 낸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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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쪽 문입니다. 고급스럽습니다. 문을 열 때 힘을 살짝 주면 자동문처럼 문이 끝까지 열립니다. 문을 닫을 때 느낌은 독일차처럼 묵직합니다. 속이 빈듯한 ‘텅’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감재가 아쉽습니다.

사진의 문 갈색 부분은 모두 가죽으로 돼 있지만, 베이지색 부분은 모두 플라스틱입니다. 손으로 치면 ‘딱딱’ 소리가 납니다. 차 내부가 고급스럽지만 대시보드 등 면적이 넓은 곳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처리했습니다. 손이 많이 닿는 곳만이라도 우레탄으로 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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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입니다. 말리부의 덩치는 준대형급입니다. 전장은 4925mm, 전폭 1855mm, 전고 1470mm. 차체가 크니 축거는 2830mm로 상급 모델인 임팔라(2835mm)와 비슷합니다. 키가 180cm인 기자가 뒷좌석에 앉으니 앞 좌석과 무릎 사이에 주먹 세 개 정도의 공간이 빕니다.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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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의 오른손이 닿는 곳은 편의를 극대화했습니다. 기어 아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버튼이 있고, 컵홀더는 고정식입니다. 기어 아래의 직사각형 홈은 스마트폰 무선충전 공간입니다. 기어 앞쪽엔 USB포트 2개와 시가잭이 있습니다. 우드톤이 고급스럽습니다. USB포트는 뒷좌석에도 2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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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말리부는 실내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 느낌이 역력합니다. 먼저 스티어링휠에는 열선이 깔려 있어 동절기에도 손을 비벼가며 운전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티어링휠에는 오디오 컨트롤러와 조명 조절 스위치 패드가 달려있습니다.

버튼은 부드럽게 눌립니다. 자동차 스마트키의 버튼과 비슷한 감촉입니다. 벤츠나 BMW의 ‘딸깍’하는 손맛과는 대조적입니다. 운전석은 가죽시트가 부드럽고 온몸을 꼭 안아주는 느낌입니다. 통풍시트가 있어 여름철에 땀을 흘리지 않고 운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조수석도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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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내부에는 8인치 터치스크린이 있습니다. 전화와 음악·네비게이션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인포테이션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또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채택해 9개의 스피커·앰프가 만드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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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는 모델에 따라 16, 17, 19인치 휠을 사용합니다. 16인치 휠은 브릿지스톤 타이어를, 17인치 휠은 한국타이어, 19인치 휠은 콘티넨탈타이어를 끼웠습니다. 콘티넨탈타이어는 제네시스 등 대형 세단에 주로 사용하는 고급 타이어입니다. 또 전후방 카메라·센서, 스마트히이빔, 8개의 에어백 등 11개의 안전장치를 장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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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의 트렁크는 몸을 넣어 팔을 쭉 뻗어도 끝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습니다. 대형 여행가방 4~5개와 골프백을 함께 싣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아쉬운 점이 보입니다. 스피커가 트렁크의 내부 천정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큰 짐에 스피커가 부딪혀 고장이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부직포로라도 가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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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8세대 말리부가 국내 시장에서 재미를 못 보면서, 한국GM은 핵심 시장인 중형차 시장을 놓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9세대 말리부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수입이 아니라, 부평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점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제임스 김 대표는 “D세그먼트의 해답”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일단 성능은 뛰어나고,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세련된 느낌입니다. 가격은 저렴한 편입니다. 말리부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를 적용해 트림별로 2310만~3180만원입니다. 개소세 인하가 6월 말 종료되지만, 그 전에 구입했다면 6월 이후에 인도받아도 개소세 인하 가격에 제공한다고 합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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