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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이 먼저다…방위 비용 안 내는 동맹은 스스로 방어해야"

중앙일보 2016.04.28 05:47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메이플라워호텔에서 외교정책 발표회를 열고 "미국의 동맹국들이 적절한 방위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는 "내 외교 정책의 대전제는 미국이 먼저(America first)라는 것"이라며 "이 원칙을 기준으로 모든 판단을 내리겠다"는 선언과 함께 연설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엔 일관성이 없고 전략도 없다"면서 "이집트, 리비아 같은 중동 국가를 민주화한다고 헛된 노력을 일삼다가 귀한 미국 군인들의 목숨만 희생했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어 "중동의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이자 우리의 우방인 이스라엘에 소홀히 하면서 북한이 핵능력을 확장하고 도발을 계속하는 데도 지켜만 보고 있었다"며 "오바마는 우방을 싫어하고 적국에는 고개를 숙이는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트럼프는 "통제 불능인 북한을 억지하려면 중국이 자신의 본분을 다해 북한에 압박을 가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오바마는 중국도 내버려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오바마가 이슬람국가(IS)를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은 극단적 이슬람이라는 이름조차 언급하려 하지 않는다. IS가 리비아에서 석유를 팔아 돈을 버는 모습을 손 놓고 보고만 있다"며 오바마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IS에 대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IS는 아주 빨리 제압될 것"이라며 "우리는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여야 한다. 지금처럼 언제 공습을 하고 병력을 얼마나 파견할지 미리 말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동맹과의 관계를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더이상 미국이 우방에게 퍼주는 일방적인 동맹관계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동맹을 돕는 만큼 그들도 우리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며 "자기 역할을 하지 않는 동맹은 스스로 방어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연설에선 한국이나 일본을 특정해서 언급하진 않았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공격도 빼놓지 않았다. 트럼프는 "2012년 주 리비아 미국 대사가 공격당해 사망했을 때 국무장관이던 클린턴은 집에 가서 잠을 잤다"고 꼬집었다.

또 트럼프는 "우리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 화려한 이력서에 실패한 경력만 잔뜩 써놓은 기존 전문가들보다 실용주의적이고 참신한 전략가들이 낫다"며 기존에 약점으로 제기됐던 캠프 내 외교 전문가 부족 문제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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