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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금지령 풀리나…대통령의 골프 발언 변화

온라인 중앙일보 2016.04.28 05:18

박근혜 대통령의 골프에 대한 발언이 변했습니다. 그동안 공무원들은 박 대통령이 골프를 못치게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골프 금지령’이 내려져 있다고 여겼죠. 하지만 박 대통령은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그렇게 생각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말조심을 더 해야 되겠다”고도 했구요. 도대체 박 대통령의 골프 발언은 어땠길래 이런 말까지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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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군 골프장인 계룡대 체력단련장. [계룡대 체력단련장 제공]

안보가 위중한 이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고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주의를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기 바랍니다.”

2013년 3월,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던 당시 현역 장성들이 군전용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관계 부처와 함께 진상 파악에 착수할 정도였습니다. 정부 출범 초기 장성 골프 파동은 골프에 관한한 공무원들을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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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 [중앙포토]


("이제 골프 좀 치게 해주시죠?"라는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요청에)

2013년 6월 국무회의에서 비공개회의에서  친박계 중진이었던 당시 이경재 전 방통위원장이 용기를 내 이제 골프를 좀 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박 대통령은 그 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직 군 골프 파동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탓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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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내부 전경 [중앙포토]

골프를 쳐라말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바쁘셔서 그럴 시간이 있겠어요.”

2013년 7월,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전 청와대 수석들과의 환담에서 접대골프가 아니면 휴일에 골프를 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습니다. 실제 박 대통령이 골프를 공식적으로 금지한 적은 없지만 “바쁘셔서 그럴 시간이 있겠느냐”는 말은 사실상 공무원들에게 금지령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골프를 치는 사람은 안바쁜 공무원’이 되기 때문이겠지요.
 
박 대통령의 골프 발언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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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트컵. 프레지던트컵은 미국과 인터내셔널팀간 남자프로골프 대항전이다. [프레지던트컵 홈페이지 제공]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2015년 2월, 국무회의 전 티타임에서 박 대통령은 “올해 10월달에 프레지던츠컵을 하지 않습니까”라며 골프 얘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당시 국무위원들이 “정부에서 골프를 못치게 하는 것처럼…”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그게 아닌데.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돼 가지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잔뜩 마음의 부담 가지시는데 모든 게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때 골프 금지령이 풀리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해 10월에 열린 프레지던츠컵의 명예 대회장(Honorary Chairman)을 맡기도 했습니다. 프레지던츠컵의 명예대회장은 그 나라 대통령이 맡는 것이 관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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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공직자 골프,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

지난 26일 열렸던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의 박 대통령의 골프 발언은 과거보다 훨씬 유연해졌습니다. 아니 말만 보면 골프 금지령 해제입니다. 박 대통령은 공직자 골프에 대해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든지 칠 수 있는데 여기서는 눈총에다가 여러 가지 마음이 불편해서 내수만 위축되는 결과를 갖고 오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골프를 칠 시간이 있겠습니까”라는 발언에 대해선 확대해석할 필요 없고 없고 그런 함의를 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줄은 저는 상상도 못했어요”라고 했습니다. 또 한번 클럽에 나가게 되면 시간 걸리고 여러 가지 그날 하루가 다 소비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바쁘겠다, 그것(골프)까지 하려면이라고 순수하게 생각한 것 입니다”고도 했습니다. 

내수경기를 진작하는 차원에서 공직 사회에서부터 자유롭게 골프를 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박 대통령이 판단했을 거라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선뜻 공무원들이 골프장으로 몰려나갈 지는 미지수입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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