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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36년 만의 최고기관 대회, 김정은 총비서 시대 열릴까

중앙일보 2016.04.28 03:00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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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제7차 조선노동당 대회를 5월 6일 연다. 1980년 10월 제6차 당대회 이후 36년 만의 당대회다. 북한은 철저한 당 우위 국가체제여서 당대회가 최고기관이다. 특히 이번 당대회는 김정은(사진) 노동당 제1비서 집권 이후 5년 만에 열린다.

“총비서 추대” “제1비서직 유지”
전문가들 새 직책 전망 엇갈려

원로 김영남 자리, 최용해 승계 등
핵심 엘리트 상당수 물갈이 예상


◆관전 포인트=김정은 뒤에 붙는 ‘당 제1비서’ 직책이 유지되느냐 바뀌느냐가 최대 관심이다. 북한은 2012년 4월 제4차 당 대표자회 때 당 규약을 바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는 한편 당을 대표하는 수반으로 ‘당 제1비서’직을 새로 만들었다. 이 자리를 김정은이 차지했다. 일각에선 이번에 김정은의 당 총비서 추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서강대 김영수(정치외교학) 교수는 “김정은이 총비서가 될 수도 있고, ‘맞춤형 직위’를 새로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부친 김정일에게 부여한 ‘영원한 총비서’직을 도로 빼앗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며 “김정은의 직책은 변동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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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정성장 실장은 “김정은과 함께 향후 10년 이상 북한을 이끌 핵심 엘리트 진용이 구축될 것”이라며 “혁명 원로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최용해 비서가 이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당 대회에서 김영남을 대신할 정치국 상무위원(김정은, 김영남,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3명)에 최용해를 임명하고, 당 대회 후 최고인민회의를 곧바로 소집해 새 상임위원장에 최용해를 선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실장은 “와병 상태인 강석주 당 국제담당 비서와 김기남 당 선전선동부장의 용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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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도 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혁명 원로를 우대하라’는 유훈을 남긴 만큼 노·장·청 조화 원칙을 흔들지 않을 것”이라며 “상당 폭의 세대 교체는 있겠지만 원로 직책을 일부러 교체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내놓고
당 규약에 핵보유국 넣을 가능성


◆경제정책 얼개=80년 제6차 당 대회 때의 하이라이트는 장장 5시간에 걸친 김일성의 사업 총화(평가) 보고였다. 7차 당 대회에선 김정은이 당 중앙위 총화 보고를 몇 시간에 걸쳐 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이번 당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경제 강국의 비전 제시”라며 “분야별 정책 목표를 내놓고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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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이미 올 1월 신년사에서 “인민 생활 문제가 제일의 국사”라며 “5월 제7차 당 대회를 통해 휘황한 설계도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IBK경제연구소 조봉현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경제 성과와 관련된 비전을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손에 잡히기 쉽게 만들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해 ‘우리식 경제 발전’이란 구호를 앞세우면서도 조심스럽게 개혁·개방 조치를 담을 수 있다”며 “예컨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내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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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발언=김일성은 6차 당 대회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을 통일정책으로 내놨다. 김일성이 73년에 제시한 남북연방제 실시 방안(‘고려연방공화국’ 단일국호 사용)의 업그레이드 판이었다. 김정은이 새로운 통일정책을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기존 노선을 흔들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많다.

고려대 남성욱(통일외교안보학부) 교수는 “6차 당 대회가 열린 80년에는 북한 경제가 나쁘지 않았고 정세도 평화롭던 때여서 김일성이 통일정책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며 “이번엔 고강도 대북제재 등 어려운 환경이어서 내부 결속에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김용현(북한학) 교수도 “적극적인 대남정책을 내세우긴 어렵고 기존 통일정책을 재확인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핵·경제 병진’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노동당 규약을 수정하면서 핵보유국을 명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형구·전수진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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