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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53곳 낙선인사···"선진화법 꼭 고쳐 새 국회 넘길 것"

중앙일보 2016.04.28 01:56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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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27일 지역구(서울 서초을)에서 일을 보다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538호에 도착했다. 국세청 관계자들이 “올해 세수(稅收) 진도와 관련해 보고하겠다”며 오후 2시30분 면담을 신청해서다. 강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 여당 간사다. 국세청과 면담한 뒤엔 기획재정부 측과도 전화로 회의를 했다. 규제프리존법(지역별 특화산업을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법)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조 의원 “당선된 동료에게 법안 부탁”
강석훈, 규제프리존법 논의 주도
김성주 ‘경단녀 연금법’ 회의 챙겨
‘최악의 19대 국회’ 오명 씻기 나서


그는 기재부 관계자들에게 “일단 야당 간사(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에게 법안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라”고 훈수했다. 이런 일들을 처리하는 틈틈이 강 의원은 한류 콘텐트와 관련한 규제에 대해 하소연하는 민원인과도 만났다.

강 의원은 사실 19대 국회 임기 종료(다음달 29일)와 함께 여의도를 훌쩍 떠나면 되는 ‘말년 병장’이다. 지난 4·13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당내 경선에 참여했지만 서초구청장 출신 박성중 당선자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보통 강 의원처럼 낙천한 의원들은 마지막 임시국회가 열리든지 말든지 ‘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행히 19대 국회에선 임기 마지막 날까지 공복(公僕)으로서 본분을 잊지 않겠다는 의원이 적지 않다.

낙천자는 물론이고, 선거를 치르느라 진을 뺀 낙선자들 중에서도 “마지막까지 밥값은 하고 가겠다”며 뛰는 의원들이 있다. 법안처리율이 43.3%(27일 기준)에 그쳐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19대 국회에서 마지막 순간에 그나마 칭찬거리를 만드는 이들이다.

국민의당 정동영 당선자에게 패한 더민주 김성주(전주병) 의원도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정치인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여의도 속담이 있다”며 “정치하기 참 어렵다”고 울적한 기분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분은 기분이고, 일은 일. 그는 28일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참석하고, 29일엔 국회 복지위원회 간사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경력단절 여성들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있는데 그것까지는 꼭 마무리 짓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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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지을 수 없게 된 일감을 정리해 20대 국회에 넘겨주는 의원들도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조해진 의원은 4개 복합 지역구(밀양-의령-함안-창녕)의 53개 읍·면·동을 25일까지 모두 돌며 낙선인사를 하느라 녹초가 됐다. 하지만 26일부터 의원회관에 출근해 법안 정리를 시작했다. 자신이 20대 국회에서 꼭 추진하고 싶었던 ▶국회법(선진화법) 개정안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는 선거법 개정안 등이다. 조 의원은 “함께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졌던 김세연(부산 금정·20대 당선자) 의원 등에게 법안을 넘겨주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더민주 김기식(서울 강북갑에서 낙천) 의원도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4년 전 18대 국회에서 아무것도 인수인계해주지 않아 황당했던 경험을 20대 국회에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다. 매뉴얼에는 4년간 피감기관에서 받아낸 자료를 영역별로 분류해놓은 데이터베이스도 포함돼 있다. 김 의원은 “나는 떠나지만 내 매뉴얼을 바탕으로 정부를 혹독하게 감시하는 ‘후배 정무위원’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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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낙천 강석훈 "규제프리존법 위해 마지막 날까지 상임위 열 것"
③ 신해철법·기술이전법·의료법, 맘만 먹으면 당장 처리 가능

지역구를 위해 마지막까지 정성을 쏟는 의원들도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이상일 의원은 총선 때 출마했던 용인(정) 구성동 주민센터를 짓는 예산을 타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당초 19억원이 필요한데 행정자치부가 4억원만 주자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부탁해 “도 차원의 특별교부금 배정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을 얻어냈다고 한다.

특이한 인수인계를 하는 의원도 있다. 정계 은퇴 선언을 한 더민주 유인태 의원은 20대 당선자들에게 자신이 지켜온 ‘차량 요일제’ 참여를 권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는 지하철·버스를 타고 다녀라. 그래야 민심을 안다”면서다.

19대 국회의 임기는 31일 남았다. 하지만 일부 낙천·낙선 의원들이 힘을 내면서 마지막 임시국회가 성과를 내기 위해 돌아가고 있다. 모든 법안의 산파(産婆)인 법제사법위원회의 여당 간사인 이한성 의원도 낙천자지만 이번 주 내내 소위원회에 참석해 다음달 19일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할 법안들을 쌓아 가고 있다.

남궁욱·강태화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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