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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매일 4000명이 결핵으로 숨지죠”

중앙일보 2016.04.28 00:55 종합 27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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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으로 전 세계에서 하루 평균 4000여 명이 사망하지만 신약 개발과 투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환자 사례가 많은 한국이 연구에 앞장설 때입니다.”

라빌리오네 WHO 결핵퇴치국장
“2014년 150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
환자 많은 한국이 연구 앞장서야”


마리오 라빌리오네(61·사진) 세계보건기구(WHO) 결핵퇴치국장은 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선진국에서 결핵은 여전히 심각한 질병이라는 점을 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빌리오네 국장은 27~28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잠복결핵감염 관리정책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2003년부터 WHO에서 결핵퇴치국장을 맡아 왔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병률 1위다.
“20~30년 전만 해도 한국은 선진국 수준이 아니었다. 미국·일본 등 다른 회원국들은 50년 전부터 경제적 생활 수준이 높았다. 결핵은 가난할 때 번창하는 속성이 있다. 경제 발전이 늦어지면서 대처도 늦어진 게 큰 이유로 보인다.”
청소년층에서 결핵 발병률이 높다.
“15~16살 때부터 몸이 급격히 커지면서 내재돼 있던 결핵균의 발현율이 높아진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젊은층의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률과 결핵 발병률이 밀접한 상관 관계를 보인다. HIV가 면역세포를 파괴하면서 결핵균에 노출돼도 방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결핵의 심각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4년에만 960만 명의 신규 결핵 환자가 보고됐고 150만 명이 사망했다. 선진국에서는 암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다 보니 결핵이 여전히 심각한 질병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하지만 암은 비전염성인 반면 결핵은 전염력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잠복결핵환자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가량인 20억 명이 잠복결핵환자로 집계된다. 1991년 뉴욕에서 5년간 500여 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를 감당하기 위해 무려 10억 달러가 쓰였다.”(※잠복결핵은 결핵균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증상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10% 가량이 발병한다.)
향후 추진해야할 과제는.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결핵에 1달러를 쓰면 40달러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난다. 조금만 투자해도 큰 효과를 내는 질병이지만 자원 투자가 미미하다. 새로운 백신과 치료법을 개발하면 2025년부터 결핵 발병률을 매년 17%씩 줄일 수 있다. 한국은 연구 역량이 뛰어나고 연구할 환자 사례도 많으니 적극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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