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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100주년]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 러시아의 한민족 '고려인' 뿌리 찾기 등 교화·문화활동 병행

중앙일보 2016.04.28 00:03 주말섹션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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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교당에서 여름과 겨울에 2박3일 일정으로 실시하는 마음공부 정기훈련에 참가한 참가자들. 매주 일요일 열리는 원불교 법회에는 고려인뿐 아니라 러시아 현지인들의 참석이 늘어나고 있다. 모스크바 교당은 교화활동과 더불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문화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사진 원불교]

원불교 모스크바 교당의 출발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련의 개방정책 이후 정치·사회·종교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재미교포 경제인 및 언론인팀과 초타원 백상원 교무가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한인 밀집지역인 알마타·타슈켄트를 방문해 현지인과 접촉한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1992년 초타원 백상원 교무와 여타원 한은숙 교무가 부임해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확실한 교화의 터전을 마련했다.

주말학교 '원광한국학교' 운영
매학기 강좌 1000명 넘게 몰려

모스크바 교당은 원불교 교화활동과 문화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초타원 백상원 교무는 러시아의 한민족들 즉, 고려인들이 뿌리를 되찾게 해주는 것이 절실한 문제임을 간파하고 1993년 1월 현지 전문대학교를 임대해 주말학교인 ‘원광한국학교’를 개설했다. 러시아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보급하는 일을 20년 넘게 해오고 있다. 이제는 뿌리를 내려 현지인들의 신뢰와 호응을 받고 있으며 대사관·한인회·고려인협회 같은 기관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한국어 강좌는 매학기 1000명 넘게 수강 희망자들이 몰려 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사물놀이, 한국 무용, 태권도, 한국 노래 등을 가르치는 문화교실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모스크바 교당은 종교활동과 문화활동을 엄격히 구분하다.

문화활동을 할 때는 종교적 색채를 전혀 띠지 않고 순수하게 문화활동을 하고 피부색·종교·국적에 상관 없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 놓았다. 이는 모스크바의 원불교가 현지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토양이 됐다.

원불교 법회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반에 열린다.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들뿐 아니라 러시아 현지인들의 참석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청년들의 비중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합리적인 원불교의 교법을 서양인들에게 쉽고 명료하게 소개하려고 노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4년 전에 러시아어로 번역된 정전이 나왔다.

불교 등 동양정신에 대한 관심이 서양 청년들에게 번진 지는 꽤 오래됐다. 러시아 청년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생활 속에서 자기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관리하는 무시선법, 자기가 하고자 한 일을 실천하게 만드는 유무념 공부법,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며 부딪치게 되는 갈등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실지 불공법 등 원불교의 현실적이면서도 심오한 가르침들을 배워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

모스크바 교당에서는 매년 1월과 6월에 정기훈련을 한다. 11과목이 고루 들어갈 수 있게 훈련 일정을 짠다. 훈련 때 발표할 강연 주제도 한 달 전에 미리 뽑는다. 정전 내용에서 실천해 볼 주제를 선택하고, 실제 해본 후 훈련 때 발표한다. 이에 대해 서로 질의응답하면서 의견을 나눈다. 또 각 단별로 마음공부에 대한 연극을 발표하게 한다. 최근 몇 년간은 유무념 공부를 집중적으로 했다. 유무념 조항을 정하는 법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실천하고 점검하는지 배운다. 훈련이 끝날 때에는 다음 훈련 때까지 유무념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목표도 정한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 마음공부 모임 때 이에 대해 서로 점검하고 의견을 주고받는다.  

모스크바 교당은 해마다 러시아인에게는 큰 경축일인 러시아의 날인 6월 12일 ‘한러 친선 한민족 문화큰잔치’를 개최한다. 올해가 23년째다. 초타원 백상원 교무가 고려인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즐기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원광한국학교 학생들의 운동회로 시작한 이 행사는 한국의 민속놀이, 전통예술 공연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잔치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5000 명 이상의 현지인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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