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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 "한국 핵무장론, 안보 포퓰리즘 드러내"

중앙일보 2016.04.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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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 중국 난징대 교수. [중앙포토]

“한국 핵보유시 중·일 양측으로부터 압박받을 것 북핵, 위협이지만 실제 사용은 못하는 종이호랑이 사드, 북핵대응 한·중 외교적 협력에 방해 될 수도”

동북아 안보 전문가…아산플래넘 2016 참석차 방한

주펑(朱鋒) 중국 난징대 교수가 26일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 필요성에 대해 “일종의 안보 포퓰리즘(security populism)을 드러내는 것이고, (필요성을)정말 과장한 것(over play)”이라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제관계포럼 ‘아산플래넘 2016’에 참석한 그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북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갖고 있고, 가장 선택할 필요가 없는 방법이 핵 무장”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주 교수는 “중국 내에선 한국이 핵을 가지면 미국의 핵 우산이 필요 없어지고, 전시작전권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게 될 테니 중국의 이해관계에 맞는다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non-sense)”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핵을 갖게 되면 일본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핵을 가진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압박을 받을텐데(squeezed), 그게 더 안전해지는 것이냐”며 “핵무장을 하면 한국 안보는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핵무장을 할 필요가 없는 이유로 “25년 이상 동북아 안보를 연구해왔지만, 북한이 한국에게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는 이유는 재래식 무기 역량에서 한국에게 훨씬 뒤떨어지고 그 역량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감정적, 심리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지리적으로 핵이 북한에서 폭발하든 한국에서 폭발하는 중국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을 갖고 협박해대는 것을 중국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핵의 위협이 어마어마하긴 하지만, 동시에 이건 정말 종이호랑이(paper tiger)나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1984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어떤 이유에서든 핵 사용은 범죄라고 판결한 바 있다. 김정은 역시 핵 사용이 가져올 결과를 아주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핵무기가 사용된 경우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뿐이고, 이후로 핵실험을 한 국가는 북한밖에 없다. 그만큼 절박하단 뜻”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협상용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진 않다.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자위용”이라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해 주 교수는 “사드 배치는 중국에게 큰 위협이고, 이런 우려는 합리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사드 배치는 북한 미사일 무력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미국의 대중 미사일방어(MD) 능력도 증강될 것이다. 강대국에게 있어 핵심은 핵 억지력을 보유하는 것인데 중국도 미국을 상대로 이런 억지력이 있어야 한단 점을 감안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북한과 김정은의 핵 야욕을 상대하는 데 있어 단합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사드 배치는 북한 문제의 복합성을 불필요하게 증대시켜 한국과 중국이 외교적으로 협력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과 한국은 이웃이고, 서로 입장을 배려하며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그러면서 ‘쇼우왕샹주(守望相助)’라는 표현을 썼다. “어떤 이방인이 이웃집에 몰래 다가가 해를 끼치려고 한다면 뭔가 조치를 취하고 이를 막기 위한 도움을 줘야 한다.

이웃의 정의는 서로 돕고 돌봐주는 것이며, 이웃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나서는 것”이라면서다. 북·중관계에 대해 주 교수는 “현재 양국 사이에는 핵 관련 협의는 물론이고 어떤 고위급 교류도 없다”고 전했다.

4차 핵실험 이후를 뜻하는 것이냐고 묻자 “장성택 처형 이후부터 그렇다. 작년에 류윈산이 북한에 가긴 했지만, 북·중은 그동안에는 지도자 간 교류를 해왔는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초 열릴 7차 노동당대회에 중국 측 대표단이 참석할 것이냐고 묻자 “초대받은 바도 없고, 보낼 계획도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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