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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LPGA 투어, 세대교체 진행 중

중앙일보 2016.04.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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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LPGA 투어 10개 대회의 우승자 평균 연령은 21.1세에 불과하다. 리디아 고, 이민지, 김세영, 렉시 톰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롯데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확 젊어졌다.

올 시즌 10개 대회의 우승자 평균 연령은 21.1세에 불과하다. 1997년생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최연소 우승자, 1992년생 장하나가 최고령 챔피언이다. 투어의 영건 돌풍은 지난해부터 쭉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해 우승자 평균 연령도 23.6세였다. 새로운 젊은 선수들이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투어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대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계랭킹 5위 안에 10대가 2명이나 있다. 1위 리디아 고와 5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1997년생이다. 3위 렉시 톰슨도 1995년생인 젊은 피다.

최근 3년간 투어를 주름 잡았던 2위 박인비와 4위 스테이시 루이스는 올 시즌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루이스는 2014년 6월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우승이 없다. 한국도 박인비가 에이스 역할을 해왔지만 김세영, 장하나, 전인지, 김효주 등이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선수들의 강세를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온다. 일단 집중도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골프는 1순위다. 이들은 선배들에 비해 목표의식도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기혼자의 경우 골프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가정과 골프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약혼과 결혼을 한 베테랑들이 많아졌다. 폴라 크리머, 브리타니 린시컴(이상 미국), 아자하라 무뇨스(스페인) 등이 결혼했다. 지난해 약혼한 루이스도 올림픽을 앞두고 결혼을 할 계획이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예전보다 투어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골프에만 집중하고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크리스티 커 같은 경우도 이제 아이가 커서 엄마로서도 신경 쓸 일들이 많다. 기혼자들은 골프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프는 예민한 멘털 종목이다. 신경이 분산되면 72홀 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기가 싶지 않다. 2014년 올해의 선수를 비롯해 3관왕을 석권했던 루이스는 연애를 시작한 뒤 “연습하는 시간은 같은데 성적은 다르다”라는 얘기도 했다. 오로지 골프에만 집중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은퇴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은퇴한 서희경도 “대회를 나가도 아들 얼굴이 자꾸 아른거려 집중이 안 됐다. 육아와 선수 생활을 병행할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이 빗나갔다”라고 고백했다. 박인비도 “만약 아이가 태어난다면 1순위가 골프가 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시스템도 선수들의 성장 속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LPGA 투어의 영건 돌풍에 대해 “체계적인 주니어 프로그램과 환경으로 예전보다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니어들은 체계적인 시스템과 환경 속에서 프로 골퍼의 꿈을 키운다. 이로 인해 예전의 선배들보다 시행착오를 덜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체 능력도 20대 초반에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최근에는 10대 때부터 전문적인 피지컬 트레이닝을 받는다. 이로 인해 리디아 고나 브룩 헨더슨처럼 10대 때도 성인 선수 같은 파워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들이 꾸준히 자신의 몸을 가꾼다면 20대 초반에 근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코스 전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파워를 겸비한 선수들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골프는 격렬한 운동 종목이 아니다. 경험 축적을 통한 마인드 컨트롤이 가능해지면 최상의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전성기를 누비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은 일찍부터 투어에 뛰어 들어 경험을 쌓고 어릴 때부터 전문적인 멘털 트레이닝도 받는다. 이런 환경의 변화로 인해 선수들의 전성기도 앞당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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