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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14곳인데 예비군 훈련장까지 … 부평구민 화났다

중앙일보 2016.04.26 01:59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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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에 ‘통합 예비군 훈련장’을 세우기로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4일 열린 예비군 훈련장 반대 집회. [사진 부평구]


'예비군 훈련장 산곡동 이전 결사반대!’

산곡동 17사단 부지에 통합 훈련소
주변 학교 31곳, 소음·교통난 우려
주민 절반 가까운 23만 명 반대 서명

국방부 “예정대로 2020년부터 훈련”
인천시는 “군에서 대안 제시해야”


요즘 인천시 부평구 곳곳에선 이런 내용의 현수막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총 60여 개. 모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서 내걸었다. 국민의당 최원식(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실이 올해 초 인천·경기지역 예비군 훈련장 6개소가 부평구 산곡1동으로 통합·이전된다는 국방부 계획을 알리면서 걸리기 시작했다.

25일 부평구 등에 따르면 육군 제17보병사단은 지난 1월 개발제한구역 관리 계획 변경을 부평구에 요청했다. 2019년 12월까지 산곡 1동 3보급단 자리에 있는 병영시설을 현대화해 기존 인천 계양·신공촌·주안·공촌과 경기 김포·부천 등 6곳의 예비군 훈련장를 통합·운영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3월부터 본격적인 예비군 훈련을 시작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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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와 지역 주민들은 “계획을 당장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부평구에는 14곳의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부지 면적만 330만㎡가 넘는다. 부평구의 전체 면적이 31.89㎢인 만큼 전체 부지의 10%가량이 군 부지인 셈이다. 이로 인해 주변 주민들은 개발제한 등 각종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통합 예비군 훈련장이 들어서는 산곡동은 반경 3㎞ 이내에 40여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유치원·초·중·고교도 31개가 있다. 훈련장이 생기면 2만여 명의 학생들이 매일 총소리를 들으며 수업을 받아야 한다. 산곡동에 사는 한민종(47)씨는 “도심 한복판에 예비군 훈련소가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곳곳에 있어 출·퇴근 시간이면 몰려든 차량으로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다. 주민들은 “여기에 매일 1500명이 넘는 예비군들이 오가는 훈련장까지 들어서면 지금보다도 더 심각한 교통난이 벌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통합 예비군 훈련장 예정지인 보급단은 국방부의 ‘2020 군 구조 개편 부대위치 조정 계획’에 따라 강원도 이전이 확정된 곳”이라며 “지자체, 주민과의 협의도 없이 떠나는 부대 부지에 다른 군 시설을 유치하는 것은 부평구를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부평구는 17사단과 인천시 등에 ‘통합 예비군 훈련소 이전 반대’ 의견을 여러 차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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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과 정계·시민단체는 최근 ‘통합 예비군 훈련장 부평 이전 계획 반대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조직적인 반대 활동에 나서고 있다. 훈련장 예정지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부평역까지 가두 행진도 했다. ‘이전 반대’ 서명 운동도 하고 있다. 25일 현재까지 23만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서명했다. 전체 부평구민 55만7000명(지난해 11월 기준)의 41.3%가 반대한 것이다. 김용석 민관협의회 공동위원장은 “오는 29일 서명 명부를 국방부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국회와 인천시, 각 정당에도 훈련장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통합 훈련장 설치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정대로 2020년부터 통합 훈련장에서 예비군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놓고 17사단과 인천시가 협의체를 만들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군이 주민 설득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훈련소를 추진한 것이 문제”라며 “아직 군에서 관군협의체에 대한 계획을 통보받은 것이 없다. 군에서 대안을 제시하면 주민 입장을 고려해 현실적인 대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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