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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선발고사 완전 폐지 … 특성화고 정원 전체 30%로

중앙일보 2016.04.26 01:48 종합 10면 지면보기
현재 경북·충남 등 5개 시·도에서 시행 중인 고교 입학 선발고사가 이르면 2019년 폐지된다. 시·도 연합고사 형태로 시행된 지 45년 만이다. 특성화고(옛 실업계고교)와 마이스터 학생 정원은 전체 고교생 입학 정원의 30%(현재 19%)가 된다.

고교 교육여건 2022년까지 개선
학급당 학생 수 30명서 24명으로
통폐합한 농촌 일반고, 전국 모집
특성화고 선발 방식도 대폭 손질
신입생 절반은‘취업의지’로 뽑아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이런 내용의 고교 맞춤형 교육 활성화 계획을 내놨다. 이 장관은 “저출산의 여파로 학생 수가 줄고 있어 2022년까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수준으로 고교 교육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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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78만 명인 고교생 수는 2022년이면 122만 명이 된다. 교육부는 학생 수가 줄어들어도 교사 수는 유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학급당 학생 수는 30명에서 24명으로,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6.6명에서 13.3명으로 각각 낮아지는 등 교육여건이 지금보다 나아진다. 이 부총리는 “교육여건이 개선되는 기회를 활용해 고등학교에도 중학교 자유학기제처럼 협력·탐구 중심 수업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에 맞춰 고교 선발 체제의 개편도 추진한다. 이 부총리는 “고입 선발고사를 폐지하기 위해 교육청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학생 선발에 소질과 적성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선발고사 대신 중학교의 교과 영역(교과 관련 활동)과 비교과 영역(진로·동아리활동 등)을 반영한다.

고입 선발고사를 유지 중인 시·도(경북·충남·울산·전북·제주) 가운데 전북은 2018년, 울산·제주는 2019년 폐지를 예고한 상태다. 신익현 교육부 학교정책관은 “경북·충남도 학생 수 감소로 경쟁률이 낮아져 선발고사의 필요성이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인구 감소로 존립 위기를 겪고 있는 농·산·어촌 지역의 일반고 가운데 통폐합한 일부 학교는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할 수 있다. 신익현 학교정책관은 “경남 산청군에선 주민의 뜻에 따라 지역 내 4개 고등학교를 기숙형 고교인 ‘산청고’로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이 같은 ‘거점 우수고’를 5곳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학교는 기숙사 신축, 노후시설 개선에 필요한 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향후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어도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입학 정원은 현재(11만 3000명, 지난해 4월 기준)와 동일하게 유지된다. 결과적으로 비중이 더 커지는 셈이다. 직업·진로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박춘란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지난해의 경우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입학정원과 비교해 지원자 수가 3만4000명 정도 많았다. 일반고의 특성화고로의 전환을 허용하고, 인력이 부족한 분야의 학과·학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특성화고 선발 방식도 크게 바뀐다. 교육부는 2022년까지 특성화고의 정원 절반(50%)을 ‘취업 희망자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학교 내신성적 중심으로 뽑는 방식이 아니라 서류와 면접자료를 바탕으로 고교 후 취업 계획과 의지를 반영해 뽑기로 했다. 특성화·마이스터고의 입학 정원을 유지하는 한편 교육과정을 개편해 지난해 취업률(46.6%)을 2022년까지 65%로 높이기로 했다.

이번 고교체제 개편에 대해 한국교총의 김동석 대변인은 “정책 방향과 취지엔 공감하지만 고교 교육은 대입 체제와 사회 구조에 종속된 게 현실”이라며 “대입에 대한 학교와 학부모의 불안감, 고졸·대졸 간 임금 격차 등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선 정부가 추구하는 맞춤형 교육이 정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졸 취업자는 대졸 취업자에 비해 월평균 40만원 이상 적게 받으며, 유지 취업률도 대졸자에 비해 낮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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