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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면에 나서는 일본 자위대 “아베·통합막료장 거의 매주 접견”

중앙일보 2016.04.26 01:36 종합 16면 지면보기
일본의 문민통제(文民統制,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통수권을 갖는 것) 원칙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제복조(制服組)’라 불리는 자위대 간부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4일 아사히신문은 자위대 고위 간부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접견 횟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자위대 제복조들이 일본 정치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과거엔 재난 등 특별한 때만 만나
아베, 제복조와 언론 노출도 잦아

통합막료감부(합참격)가 발족한 2006년부터 이달까지 통합막료장(합참의장격)이 총리를 만난 것은 총 100회. 이 가운데 아베 총리가 취임한 2012년 이후 3년 4개월간 가진 접견 횟수가 76회로 압도적이다. 과거 총리와 통합막료장의 만남은 지진 등 재난재해 대응이나 취임 인사 같은 특수한 경우에 한정됐으나, 아베 총리 취임 이후엔 거의 매주 접견을 가져온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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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18일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아베 신조 총리(왼쪽)가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의 보고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사진 총리관저 페이스북]


아베 총리와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이 함께 있는 사진도 자주 공개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8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가와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뒤 “통합막료장의 보고를 받고 정부 대응을 정했다”며 제복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23일 구마모토 지진 현장을 시찰하고 기자회견을 할때도 가와노를 대동해 언론에 그의 모습을 노출시켰다.

자위대 제복조가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부터 철저히 지켜지던 문민통제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통합막료장 등 자위대 최고 간부들조차 방위성에선 관방장·국장 등 소위 ‘양복조(背廣組, 문관을 의미)’의 지시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아베 정권이 방위성 설치법을 개정하면서 제복조와 양복조의 입장이 동등해졌다.

자위대 운영에 정치인 등 양복조가 개입할 여지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달부터 자위대 운영계획 작성과 관련된 대부분 권한을 제복조가 넘겨받는 새 규정이 시행된다. 지난해 미일방위협력지침에 따라 설치된 공동 작전계획 기구 ‘동맹조정 메커니즘’에서도 자위대가 미군과 함께 실권을 쥐고 운영을 맡는다. 양복조들은 현장에서 제복조가 결정한 것을 추인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자민당, 홋카이도 보궐 선거에서 승리=24일 홋카이도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의 와다 요시아키(和田義明·44)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이케다 마키(池田眞紀·43)를 1만2000여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처음 펼쳐진 여야의 정면대결에서 승리함에 따라 아베 정부의 정국 운영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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