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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 안 뜨게 허리에 끈 … 우주 마라톤 3 : 35 : 21 신기록

중앙일보 2016.04.26 01:35 종합 16면 지면보기
영국 런던 도심을 가로지른 36회 런던마라톤이 열린 24일(현지시간), 지구로부터 250㎞ 떨어진 우주정거장(ISS)에서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가 있었다. 영국 출신 우주인 팀 피크(44) 소령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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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 우주인 팀 피크(44) 소령이 24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런던마라톤을 뛰고 있다. 그는 우주 마라톤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 ESA 트위터]

런던마라톤 우주정거장서 레이스
피크 소령, 지상보다 16분31초 뒤져
“무중력이라 20kg 짐 지고 뛰는 셈”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피크는 3시간35분21초의 기록으로 우주 마라톤을 마치면서 기네스 세계기록 우주 마라톤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2007년 우주에서 보스톤마라톤에 참여했던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 수니타 윌리엄스의 기록(4시간24분)을 48분39초 단축했다. 하지만 1999년 런던마라톤에서 본인이 기록한 3시간18분50초엔 16분31초 뒤졌다.

그의 기록이 늦춰진 덴 이유가 있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러닝 머신 위를 뛰는 방식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다 보니 그의 몸이 러닝 머신 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피크가 마라톤을 뛰는 동안 그의 몸 상태를 지켜본 유럽우주항공국(ESA)은 “무게 20kg의 짐을 지고 뛰는 것과 같아 지상에서 뛰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날 런던마라톤을 뛴 40여 명의 엘리트 선수와 3만7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지구에서 250㎞ 상공에 있는 피크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런던 남동부 슈터스힐(Shooters Hill)을 출발해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향하는 마라톤코스를 뛰기 시작했다.

피크는 ISS에 설치된 러닝 머신을 혼자 뛰었다. 하지만 그에게 힘을 북돋아 주기 위해 아이패드에선 실제로 마라톤을 뛰면서 볼 수 있는 광경이 그의 속도에 맞춰 상영됐다. TV에선 지구에서 진행 중인 마라톤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피크는 완주 후 “지구에서 중계되는 화면을 보면서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뛰고 있다고 생각하니 힘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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