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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기간별 적정 검사로 ‘고위험 임신’ 산모·태아 건강 돌본다

중앙일보 2016.04.26 00:03 라이프트렌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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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조희영 교수는 “‘고위험 임신’이 아이는 물론 산모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프리랜서 임성필


결혼 15년차 김경은(41)씨는 얼마 전 셋째를 임신했다. 8년 만의 늦둥이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신의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그는 기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고위험 임신’ 판정을 받았다. 고령·당뇨·고혈압에 비만까지 겹쳤다. 아이를 잃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 산모·아이 건강을 위협하는 ‘고위험 임신’의 기준과 산전 준비 과정을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조희영 교수를 만나 알아봤다.

차병원·차움과 함께하는 건강관리


‘고위험 임신’은 임신·출산 과정에서 산모·태아의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경우다. 고위험이라고 하면 ‘고령’만 생각하지만 김씨처럼 나이 외에도 다양한 조건이 있다.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조희영 교수는 “고위험의 조건은 산모가 19세 이하거나 35세 이상인 경우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비만, 저체중, 자궁 근종, 자궁 기형, 본인이나 직계가족에게 유전적 질환이나 선천적 기형 병력이 있는 경우 등 범위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임신 건강에 나이는 절대적이다. 만 35세를 전후로 임신을 위한 몸의 기능이 20대보다 떨어진다. 조 교수는 “늦은 나이에 임신하면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태반조기박리 등 임신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 임신일 때 유산·조산 확률은 일반 임신의 약 2배, 다운증후군 등 기형아 출산 확률은 9배 정도 각각 높다고 한다.

초산이 아니라도 안심할 수 없다. 조 교수는 “뒤늦게 둘째나 셋째를 가진 산모들이 육아 때문에 건강을 관리하지 못했다 고위험 산모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이전에 임신 당뇨가 있었던 산모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1~18주에 염색체 이상 검사

산모의 당뇨가 심해지면 혈압이 높아져 혼수상태가 오기도 한다. 몸집이 큰 ‘거대아’가 나올 수도 있다. 넘치는 영양이 태반을 통해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온 아이는 호흡곤란이나 저혈당에 빠질 수 있다. 조 교수는 “인슐린이 많은 엄마 배 속에서 갑자기 나오면서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다”며 “태어날 땐 정상이더라도 훗날 후천성인 2형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임신으로 당뇨가 생긴 게 아니라 원래 당뇨 환자였고 당 관리를 해왔다면 오히려 관리가 수월하다. 주치의와 상담한 뒤 임신에 영향을 가능한 한 적게 미치도록 약을 처방받는다. 조 교수는 “당뇨뿐 아니라 갑상선 항진증·저하증, 간질·발작 약을 복용 중인 산모도 많다”면서 “임신하면 주치의와 상담해 임신 중 복용이 안전한지 최대한 따져 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산모는 태아 건강을 살피는 통합검사를 받는다. 조 교수는 “보통 임신 11~14주 사이에 혈액검사와 태아 목덜미 투명대 검사, 15~18주 사이에 사중검사(혈액검사)를 종합해 다운증후군·에드워드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의 위험도를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전체 다운증후군의 90% 정도를 선별할 수 있다. 태아 목덜미 투명대 검사는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목 투명대 두께를 측정한다.

16주 이후 하는 양수 검사는 자궁 안의 양수를 초음파로 유도해 채취한다. 염색체 이상뿐 아니라 태아의 감염이나 융모양막염 감염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조 교수는 “태아의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큰 산모를 대상으로 하는 융모막 검사나 양수 검사는 검사 전 충분히 합병증을 설명한 뒤 진행한다”고 말했다. 얼굴·심장·사지·뇌 기형 같은 구조적 기형은 20주 전후 하는 정밀 초음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4~28주에는 임신성 당뇨 검사를 한다. 28주 이후 36주까지 2주에 한 번, 36주부터 매주 병원을 찾아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상태를 체크한다. 고위험 산모는 일반 산모보다 자주 검사해 태아가 잘 있는지 확인한다.

24~28주에 임신성 당뇨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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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검사 결과 태아에게 염색체 이상이나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면 부모는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고, 의료진은 출산 후 태아의 건강관리를 준비한다. 출산하자마자 수술하거나 치료할 수도 있다. 고위험 산모가 여러 검사와 치료·관리를 받게 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조 교수는 “계획 임신을 한다면 본인이 고위험 산모인지 알아보기 위해 산전 검사가 필수”라며 “자궁 근종이나 기타 산부인과 질환은 없는지, 자궁경부암 검사, 피 검사를 통해 풍진 항체, B형간염 항체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임신한 동안 스케줄에 따라 검사를 잘 받고 약물 복용에만 주의하면 고위험 산모를 포함해 모든 산모가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다”며 “고위험 임신이라고 너무 누워 있거나 활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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