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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낙수효과 그만, 분수효과 만든다”

중앙일보 2016.04.26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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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네이버가 1인 창업자와 창작자를 키우겠다고 나섰다. 국내 1위 검색·포털인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창업하고 작품 창작 활동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게 돕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 지원사업의 이름을 ‘프로젝트 꽃’으로 정했다.

지원 사업 ‘프로젝트 꽃’ 발표
플랫폼 개방해 1인 창업자 돕고
새로운 콘텐트 개발에도 활용
“스타트업과 경쟁하나” 우려도

네이버 김상헌 대표는 25일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는 ‘개인’, ‘작은 것’,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라며 “국내 가장 많은 소비자·사업자·창작자가 이용하는 네이버가 스몰비즈니스(소상공)와 창작자의 도전과 성공을 돕겠다”고 말했다.

우선 네이버는 1인 창업자들이 온라인 창업을 더 쉽게 하고, 시행착오를 줄여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지원을 한다. 네이버의 e커머스 인프라인 온라인몰·예약·결제·채팅을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또 네이버 모바일홈에 소상공을 주제로 하는 ‘플레이스(지역)판’을 추가해 소비자 노출 접점도 늘린다. 오프라인 가게를 네이버 ‘쇼핑윈도’에 입점시켜 성공한 소상공인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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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부사장)은 “네이버 톡톡(채팅)으로 소비자와 소상공이 나누는 대화를 분석해, 자주 묻는 질문은 채팅봇(로봇)이 대답하게 지원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도 열겠다”며 “현재 30명 수준인 연매출 1억원 소상공인을 연내에 1500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또 재능있는 콘텐트 창작자를 발굴하고 이들의 글로벌 진출과 수익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년 전 네이버가 인수한 온라인 일러스트레이션 전시·판매 플랫폼인 ‘그라폴리오’의 영역을 사진·디자인·회화·배경음악(BGM)작곡으로 확대한다. 그라폴리오는 최근 작가 ‘퍼엉’(박다미)이 프랑스 파리도서전에서 5개국에 판권을 판매하는 등 성공 사례를 내며 ‘제2의 웹툰’으로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부사장은 “신진 작가들에겐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퍼엉’이나 웹툰 <마음의 소리>의 작가 ‘조석’처럼 어느 정도 성장한 작가들에겐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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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네이버를 통한 분수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대기업의 낙수효과에 의존해왔지만 이젠 ‘작은 성공’이 이루는 분수효과로 내수 진작과 고용창출을 끌어야할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2600만 명이 와서 정보를 찾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이 정도 (사회·경제적)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네이버의 비즈니스 본질과도 맞닿아 있어 서로 윈윈(win-win)하며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네이버는 커머스·검색 데이터와 디지털 콘텐트 플랫폼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단순한 지원이 아닌 투자할 만한 사업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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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프로젝트 꽃’이 정말 꽃을 피우려면 풀어야할 숙제가 꽤 있다. 네이버는 한때 검색을 기반으로 모든 오프라인 서비스를 흡수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가 기존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 스타트업들과 경쟁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골목 생태계’를 살리겠다는 취지라고 방어하고 있다.

한성숙 부사장은 “지역·주차장 데이터와 네이버의 결제·예약·포인트 같은 도구를 합치는 식으로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과 협업할 수 있다”며 “같이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적·법적 보호 장치들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최근 네이버 유료 웹툰이 페이스북에 무단 게시됐지만 페이스북의 협조 없이는 네이버가 이를 방어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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