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주 황룡사지서 불법 배수로 굴착…문화재청 조사 나서기로

중앙일보 2016.04.24 16:10
기사 이미지

황룡사 역사문화관 조감도. [사진 경주시]

경북 경주시 구황동의 사적 제6호인 황룡사지 안에서 ‘황룡사 역사문화관’을 짓고 있는 업체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배수로를 굴착했다가 적발됐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이 유구(遺構ㆍ옛 건축물 등의 흔적)나 유물의 훼손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경주시는 24일 “황룡사 역사문화관 시공을 맡은 H업체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역사문화관 주변 배수로 158m와 인접지 농업용 배수로 120m 등 278m를 무단으로 굴착했다”고 밝혔다. 시는 기존 60∼70㎝ 깊이의 배수로를 굴착기로 40㎝가량 더 판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이 발견해 문화재청에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기사 이미지

경주시 황룡사 역사문화관 뒤쪽 배수로 모습. 역사문화관 시공업체는 석축을 쌓기 위해 문화재청의 허가없이 기존 배수로를 40㎝ 가량 더 팠다. [사진 경주시]

무단 굴착은 경주시가 역사문화관 주변에 석축을 쌓기 위해 설계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시는 역사문화관 건물 아래 땅속의 물기를 빼내기 위해 설치한 파이프가 보이지 않도록 건물 주변에 석축을 쌓기로 했다. 폭 2m인 배수로의 한 쪽을 파낸 뒤 석축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3월 관계 전문가의 자문에 이어 지난 3월 시공업체ㆍ감리단ㆍ경주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했다. 하지만 시공업체 측은 문화재청의 설계변경과 현상변경 허가가 나기 전에 무단으로 공사를 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공업체가 6월로 다가온 완공시기를 맞추기 위해 서둘러 굴착공사를 했다”며 “현장에 있는 감리단이나 이들을 감독해야할 경주시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5일부터 굴착공사 현장에서 유구ㆍ유물의 훼손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황룡사 역사문화관은 지상 2층에 전체면적 2865㎡다. 황룡사 9층 목탑의 10분의 1 크기 목탑을 전시하고 사찰의 건립에 얽힌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등 신라 대표 사찰인 황룡사를 소개하는 시설이다. 2013년 착공해 오는 6월 말 완공 예정이며 사업비는 130억원이다.

경주=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