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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장발장' 구제한다…경찰, 즉결심판 확대

중앙일보 2016.04.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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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2월 대학생 A(23)씨는 만취한 상태로 편의점에 들어가 손난로 4개를 자신의 가방 속에 집어 넣었다. B씨는 문을 열고 나가다 주인에게 발각돼 경찰에 붙잡혔다.

#2 직장인 B(29)씨는 지난 3월 충동적으로 커피매장 진열대에 있는 만 원 상당의 커피 팩을 가로챘다. 하지만 A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주인에게 들켜 경찰에 신고를 당했다.

현재는 주인과 합의를 마친 A씨와 B씨는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A씨와 B씨의 사례처럼 경미한 범죄는 내·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경미범죄심사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즉결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즉결심판은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경찰서장의 청구로 순회판사가 진행하는 약식 재판이다. 즉결심판을 받은 피의자들은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곽순기 은평경찰서장은 "경미한 생계형 범죄일 경우 전과자 양산을 억제하고 공감받는 법질서 확립을 위해 즉결심판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미범죄심사위는 지난해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전국 경찰서에서 확대 시행되고 있다. 경미한 형사 범죄거나 초범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자,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이 즉결심판 심사에 대상이 된다. 경찰 관계자는 "심사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낮은 '현대판 장발장'과 같은 경미한 범죄를 정기적으로 구제해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 활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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