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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효성···대기업발 사정수사 시작되나

중앙일보 2016.04.22 05:30 종합 10면 지면보기
부영·효성 등 대기업 오너의 탈세 및 배임·횡령 의혹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건설 사업 담합 비리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 두고 4·13 총선이 끝난 것을 계기로 검찰이 사정(司正) 수사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너 배임·탈세, 담합비리 타깃
“총선과는 무관” 확대 해석 경계
고속철·방산 비리도 다각 수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임대주택 건설업체인 부영그룹(재계 순위 21위) 이중근(75)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 사건을 21일 배당받아 수사에 나섰다. 최근 국세청은 이 회장이 법인세 수십억원을 내지 않은 단서를 잡고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탈세 전담부서가 다른 사건을 진행 중이라 수사 효율성을 위해 특수부에 맡겼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기업 수사를 전담하는 특수부가 이 사건을 맡은 만큼 부영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세청 조사에서도 부영의 캄보디아 법인 등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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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현준(48) 사장 등 효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의혹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건은 동생인 현문씨가 조 사장 등을 고발하며 시작됐다. 검찰은 현문씨가 고발한 30~40개 내용 중 혐의점이 있는 사안들을 선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특수2부가 가지고 있던 조 사장의 ‘아트펀드’를 통한 수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도 특수4부에 재배당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효성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2018년 평창 올림픽 기반 시설인 ‘원주~강릉 고속철’ 공사의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이다. 현재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건설·두산중공업·한진중공업·KCC건설에서 지난 19일 압수한 입찰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이 건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비리 단서를 찾아내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공사는 2013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것으로 사업비가 9300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혐의가 중한 회사 관계자들은 구속 수사한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산 비리 수사도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경남 창원의 장갑차 부품업체 E사를 21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국내산 부품을 미국산으로 속여 K-9 자주포 제작업체에 납품한 혐의로 구속된 M사 대표 황모(61)씨 조사 과정에서 E사의 비리 단서를 잡았다. 검찰에 따르면 E사 관계자는 M사와 거래하면서 단가를 부풀린 뒤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방탄복 납품 비리로 방산업체 S사 관계자들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대상에는 군 장교 출신도 포함됐다고 한다.

이 사건들은 검찰이 올해 초 우선 수사 과제로 뽑은 분야들이다. 지난 2월 전국 특수부장 회의에서는 ▶국책사업 등 공공 분야 구조적 비리 ▶조세포탈 등 재정·경제 분야 고질적 비리 ▶방위사업 등 전문직역 비리 척결에 주력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총선이 끝나자 검찰의 사정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난 총선 결과가 여소야대로 끝난 이후 여권의 힘이 크게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일각에서 예상했던 대로 정부 차원의 사정 수사가 본격화되는 것 같은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수사 과정이며 총선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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