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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법·기술이전법·의료법, 맘만 먹으면 당장 처리 가능

중앙일보 2016.04.22 02:47 종합 4면 지면보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3당 대표·원내대표, 그리고 중진 의원 등 10명이 ‘10대 법안’을 꼽았다.

3당 지도부 10명이 꼽은 법안 보니
화장품법·독립유공자예우법 등
여야 이견 없는데 쟁점법안에 막혀

10대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꼭 통과시킬 법안’을 뜻한다. 중앙일보는 18~21일 3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 20대 국회의장, 당 대표, 원내대표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다선 의원 중 일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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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별로 차이가 있었다. 청와대를 비롯해 새누리당 측은 서비스산업발전법안, 파견근로자보호법을 포함한 노동4법안, 사이버테러방지법안 등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법안들을 최우선 순위에 놓았다.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의 임기를 연장하는 세월호참사특별법안, 민간 기업에도 청년고용 할당제를 도입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안 등을 꼽았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중앙일보 조사에서 “노동 4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의 폐기를 남은 19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조금만 양보하면 풀린다”
이종걸 “지금 놓치면 6개월 걸려”
김정훈 “관세법도 이번에 처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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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집합’이 있었다. 여야 공통으로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응답이 나온 대표적인 민생 법안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었다. 소관 상임위인 복지위를 통과해 2월 17일 법사위로 넘어왔지만 아직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국회의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더민주 정세균 의원, 그리고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더민주 변재일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밝혔다. 3당 주요 인사들이 고루 우선 처리하자고 꼽은 법안이니 통과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아동을 상습적으로 유기하거나 학대해 건강을 현저하게 해친 범죄를 현행법상 아동학대중상해죄로 처벌하는 내용의 아동학대 범죄 관련 법안도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출마할 가능성이 나오는 나경원 의원과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해당 법안을 19대 국회에서 처리하고 넘어가자고 제안했다. 나 의원은 “아동 학대는 엄마로서도 참을 수 없다. 진작 챙겼어야 하는데 국회가 법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아동을 보호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망이나 중증상해 등을 입은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이 조정을 신청하면 의료기관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조정을 시작하도록 한 일명 ‘신해철법’(의료사고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도 19대 국회 의원들이 노력만 하면 현실화할 수 있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인사들은 일제히 이 법안을 처리하자고 했다. 법안은 이미 복지위를 통과해 법사위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독립유공자예우법과 5·18민주유공자예우법 등 국가보훈처 소관 11개 법률안과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18일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여야 간 쟁점이 없어 바로 통과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꼽은 법안들이다. 본지 조사에서도 국민의당 인사들은 이들 법안을 19대 국회 우선 처리법안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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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견 없는 민생법안에 집중해야=여야가 노동4법 등에만 매달려 줄다리기를 하다 보니 이견이 없는 수많은 민생법안까지 한꺼번에 폐기될 위기에 놓여 있다.

현재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법안은 93건이다. 이 중 여야 합의로 관련 상임위를 통과했으나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은 것만 28건이다. 이 외에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법안이 최소 11건으로 분류된다.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5년마다 종합계획을 세우고 관련 예방 및 재활 기술을 개발하도록 한 심뇌혈관질환예방관리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세월호 피해자 학생이 대학에 진학할 경우 정원의 3% 이내에서 정원 외 입학을 허용하도록 한 세월호 피해학생 대학입학지원 특별법도 교육문화체육관광위를 통과했지만 아직 법사위에 머물러 있다. 한류 바람과 함께 수출이 늘고 있는 국산 화장품의 품질 관리를 강화하는 화장품법 개정안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개발된 기술 정보를 산업기술진흥원에 등록하도록 한 기술이전·사업화촉진법안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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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너무 경직된 자세를 보이지 말고 원만하게 조금씩 여야가 양보하면 서로 해줄 수 있는 법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번 임시국회에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빨라야 6개월 후에나 처리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일부 법률은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여야가 생각이 같은 법안을 추려내 19대 국회 임기에 처리하는 게 의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법안을 19대 국회 마무리 차원에서 처리하고 가야 한다”며 “기업의 투자 규제를 없애는 행정규제기본법과 면세점 허가를 5년에서 10년으로 바꾸는 관세법 개정안도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요청했다.

김성탁·김경희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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