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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저격수 별명···장하성 "나보다 잘 드는 칼"

중앙일보 2016.04.22 02:37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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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재벌을 해체하겠다는 사람이 아닙니다.”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채이배(41·사진) 당선자가 21일 건넨 첫마디다.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 공정경제위원장을 맡았고 비례대표 6번으로 당선된 뒤 ‘대기업 저격수’ ‘제2의 김기식’이라는 별명이 붙은 데 대해 그는 “영 부담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채 당선자는 “기존 재벌들의 잘못된 행위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지 재벌의 모든 행위가 잘못됐으니 없애자는 게 아니다”며 “한국 자본주의의 경제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공정한 게임의 룰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20대 국회 신인 ⑥ 국민의당 채이배
장, 회계사 출신 제자 안철수에 추천
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고칠 것
난 재벌 해체하려는 사람은 아니다”

채 당선자는 회계사 출신으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경제개혁연구소 등 시민단체에서 20년간 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 왔다. 안철수 대표의 경제 멘토인 고려대 장하성 교수의 제자로, 장 교수가 ‘나보다 잘 드는 칼’이라며 채 당선자를 추천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공정한 시장질서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연구해온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 소관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업 정책에서 불공정한 부분이 뭔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다. 규제를 더 강하게 해야 한다. 현재는 규제 대상이 ▶상장사는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경우 ▶비상장사는 20% 이상으로 돼 있다. 상장사일수록 더욱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의 이 부분을 고쳐보고 싶다. 시행령도 문제다. 시행령에 규정된 예외 조항을 보면 효율성, 긴급성, 보안성을 이유로 필요한 경우에는 일감 몰아주기를 허용하고 있다. 결국 대기업의 기존 일감 몰아주기는 다 허용해주는 셈이다. 회사와 이사(사외이사 포함) 간 이해가 상충되는 경우 회사 이익을 우선시하고(상법), 자녀 등이 법인과 특수관계에 있을 때 증여세 과세를 강화(상속세 및 증여세법)하는 내용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종합선물세트’다. 개정을 추진할 생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공조가 필요할 텐데.
“4·13 총선 공약을 보면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지배구조와 재벌개혁에 관한 문제의식을 담았다. 큰 맥락에서 같이할 부분이 많다는 증거다. 그간 더민주가 대기업 총수 일가 사익 편취에 대해 논의해왔던 만큼 20대 국회에서도 같이할 수 있을 거라 본다.”
다른 관심 분야는.
“재벌 대기업의 지배구조가 정상화돼 정도(正道) 경영을 하게 된다면, 두 번째로는 대·중소기업 간 거래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기업이 목표 이익을 달성하면 초과 이익을 배분하는 이익공유제가 그 핵심이다. 납품단가 연동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피해 업체가 직접 고소·고발할 수 있게 함),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 등도 주요 과제다.”

채 당선자는 “나는 직장이 달라졌을 뿐 하는 일은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 등원 전까지 앞으로 이슈가 될 구조조정 문제나 가계 부채 등 금융 관련 현안에 대해 책을 찾아보려 한다. 공부하는 국회의원, 열심히 또 열심히 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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