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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생일이 2개 왜

중앙일보 2016.04.22 02:15 종합 1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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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21일 윈저궁 밖에서 여왕의 90세 생일을 축하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여왕은 이날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고 곳곳에서 생일을 기념한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버크셔 AP=뉴시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1일 영국 군주론 처음으로 구순(九旬)이 됐다. 최장수로 최장 집권(64년 75일)인데 또 ‘기록’을 보탠 것이다. 이전엔 81세 243일을 산 빅토리아 여왕(1837~1901)의 63년 216일 재임이 최장수에 최장 집권이었다.

11월생 조지 2세, 날씨 탓 날짜 바꿔
6월 군기분열식 때 공식 행사 전통
4월 21일 진짜 생일엔 조촐한 기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윈저궁에서 ‘여왕의 길’이라고 명명된 산책로에서 축하객들과 인사했다. 한낮엔 영국 곳곳에서 여왕의 생일을 기념한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의회에서 “여왕은 놀라운 시기를 살아왔다”며 “문화가 바뀌고 정치에도 밀물과 썰물이 있었다. 하지만 여왕만은 변함 없이 우리에게, 또 영연방 국가들에게, 더 나아가선 세계에 힘의 반석이 되어주었다”고 말했다.

왕실에선 이날 사진도 공개했다. 미국의 유명 사진 작가인 애니 레보비츠의 작품이다. 여왕이 손주 2명, 증손주 5명과 함께 찍은 사진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엔 왕위 계승 서열 3·4위인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도 있다. 전날엔 영국우정공사가 기념 우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왕과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조지 왕자가 함께 있는 사진이다. ‘번성하는 왕실’을 상징하는 셈이다.

이날은 그러나 기마 행렬 등 공식 축하 행사가 있진 않았다. ‘공식 생일’은 6월이어서다. 1748년 11월에 태어난 국왕 조지 2세가 자신의 생일에 축하 퍼레이드를 하기엔 날씨가 너무 좋지 않다고 판단했었다. 11월의 영국은 ‘비가 오거나 비가 오는 중’이라고 말할 정도로 축축한 날씨가 이어져서다. 조지 2세는 대신 봄에 열리는 군기분열식(Trooping the Color)과 생일 행사를 합쳤다. 그날의 결정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셈이다. 올해엔 6월 11일이 공식 생일이다. 공식 구순 행사는 그래서 6월 10일부터 12일 사이 열린다.

여왕의 전기를 펴낸 잉그리드 시워드는 여왕의 건강과 관련, “여왕은 운동도 하고 걷기도 하고 말도 탄다. 여전히 건강하다”며 “물러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왕의 부군인 필립공(95)도 영국 왕실 남성로서, 군주의 배우자로서도 최장수다. 둘은 1947년 결혼해 지금껏 해로하고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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