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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따뜻해지면 찾아오는 악취···여름 두려운 대전 오정동 주민

중앙일보 2016.04.22 01:49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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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오정동에 있는 분뇨처리장(앞쪽)과 오정동농수산물시장. 분뇨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시장 상인과 지역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악취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대도시 주민들이 있다.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시장 상인·고객과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주민들이다.

40년 된 축산분뇨처리시설이 원인
대전시, 2025년까지 이전 계획 마련

광주광역시 두암동엔 ‘도깨비 악취’
흐린 날엔 원인 모를 시궁창 냄새


21일 오전 10시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시장. 주차장에서 내려 시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농수산물시장과 인접해 있는 분뇨위생처리장에서 날아오는 암모니아 냄새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청과물시장의 중도매인 임은택(61)씨는 “이곳에서 30년 동안 장사를 하면서 고약한 냄새 때문에 만성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고 말했다.

오정동농수산물시장은 대전의 대표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다. 1987년 문을 연 시장에서는 연간 22만8000t의 농수산물이 거래된다. 이곳에서 영업을 하는 중도매인은 400명이며, 하루에도 8000여 명의 시민이 이곳을 이용한다.

축산분뇨처리시설은 농수산물시장이 문을 열기 10년 전인 1977년 들어섰다. 대전시에서 발생하는 하루 90t의 분뇨를 정화한다. 운영은 대전시가 한다. 축산분뇨시설이 들어설 때만해도 이곳은 대전 도심 외곽이었다. 하지만 건립한 지 40년 가까이 되면서 중심가로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시장 이용객은 물론 인근 주민까지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곳 농수산물시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승용(48)씨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 하순부터 냄새가 심해져 여름철이면 코를 막고 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분뇨처리장과 인근 대전하수처리장 의 동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8300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유성구 금고동에 새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원마련 방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민간자본을 끌어 들일 예정이지만 투자업체가 나설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두암동 일대 주민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 날씨가 궂을 때면 마을 곳곳에 풍기는 역한 냄새로 주민들이 이사할 정도다.

두암동 일대 ‘미스터리’한 악취는 지난해 여름부터 나기 시작했다. 주민 김선천(55)씨는 “맑은 날에는 괜찮다가도 구름이 잔뜩 끼거나 궂은 날이면 어김없이 시궁창 냄새 비슷한 악취가 나는 데 무엇 때문인지 알 수가 없어 더욱 짜증이 난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냄새가 심해진다”고 했다.

주민들은 냄새가 어디서 발생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이 지역은 환경보존이 잘된 국립공원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데다 쓰레기처리장 같은 악취유발 시설이 없다. 웅덩이나 규모가 큰 하천도 찾을 수 없다. 때문에 주민들은 ‘도깨비 같은 냄새’라고 한다. 행정기관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북구청 직원들이 수 차례에 걸쳐 현장 조사를 나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북구청은 일부 주민들이 오염원으로 제기한 건물의 하수관거시설도 확인 중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냄새의 원인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김방현·최경호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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